반도체 회복세로 새해 들어 우리 수출이 1년 전보다 두자릿수 성장을 이뤄냈다. 부진이 이어지던 대(對)중국 수출도 반등한 가운데 새 수장을 맞이한 산업통상자원부 내에서 올해 무역성적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54억3900만 달러(20조251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
열흘에 불과한 수치지만 두 자릿수 상승율을 기록하며 부처 안팎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감소세가 1년 넘게 이어지던 우리 수출은 지난해 10월 반등에 성공했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새해에 우리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를 보이며 힘찬 출발을 했다”며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호조세로 작년 10월 이후 수출 상승 흐름이 이번달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 상승세가 뚜렸했다. 이달 열흘간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 수출액은 25.6% 늘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은 16.7%로 1.9%포인트(p) 증가했다.
선박도 무려 182.9% 뛰었고 석유제품이 20.1% 늘었다. 철강제품이 5.9%, 승용차는 2.2% 증가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1% 늘면서 20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1~10일 기준으로 대중 수출이 증가한 것은 202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외에도 미국(15.3%), 유럽연합(16.2%), 싱가포르(118.5%) 등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이달 중국, 미국, 유럽연합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48.8%로 교역 3국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수입은 전년 대비 8.3%(16억 7000만 달러) 감소한 184억5400만 달러(24조2246억원)를 기록했다. 원유 수입 규모가 19.0% 늘었지만 반도체, 가스, 석탄, 승용차 등의 수입이 줄어든 결과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올해도 30억 달러 적자로 시작했다.
이에 대해 조 정책관은 “무역수지의 경우 연초에 수입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월말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최근 안덕근 장관 취임을 시작으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강경성 1차관, 최남호 2차관이 나란히 취임하며 장·차관이 모두 바뀌었다.
특히 안 장관은 취임 첫 현장행보로 ‘수출’을 택했다.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 수출항인 평택항을 찾은 이후 반도체 수출기업인 SK하이닉스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수출 우상향 기조를 정책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의지를 표하고 있다.
2022년 사상 최대 수준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세에 들어선 우리 무역이 올해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안 장관은 “우리 수출이 경제성장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전력 질주하겠다”며 “수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역대 최대 수출목표인 7000억 달러 달성의 기폭제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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