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중 갈등으로 지연됐던 중국 우시 D램 공장의 공정 업그레이드 계획에 착수했다. 극자외선(EUV)노광장비가 필요한 공정만 한국에서 별도 진행함으로써 규제를 우회하고 중국 내 D램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1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연내 중국 우시 공장 일부 공정을 14nm(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급 D램(1a D램) 공정으로 전환에 나설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 우시 공장에서 전체 D램 제품의 약 40%를 생산한다. 공정 전환이 늦어지면서 현재까지는 주로 구형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2022년 미국 정부가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 금지 규제를 시작한 이래 국내 반도체업계는 중국 내 메모리 공정 업그레이드를 위해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 완화를 호소해 왔다.
지난해 결국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하면서 중국 공장에도 18nm 이하 장비를 들여올 수는 있게 됐지만 EUV 장비 반입은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14nm급 D램 공정 일부를 진행한 뒤 웨이퍼를 국내 이천캠퍼스로 가져와 EUV 공정을 적용하고 다시 우시 공장으로 보내 생산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앞서 2013년 우시 공장 화재 당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생산 차질을 극복한 바 있다.
이날 SK하이닉스 측은 우시 공장의 공정 전환과 관련해 “회사의 구체적인 공장 운영 계획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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