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바이오株의 봄이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6일 03시 00분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
지난해 1년 동안 글로벌 증권시장에서 바이오 의약품 관련 주들은 매서운 추위를 견뎌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며 치료제 수요가 사라졌고 금리 상승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꾸준하게 성장해 오던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최초로 3%가량 역(逆)성장했고 매출이 없는 바이오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올해는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 온기가 돌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제약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이 촉진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허가와 비만, 당뇨 치료제의 발전으로 제약 바이오 시장은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다. 치매로 인한 안타까운 사연들을 우리는 꽤 자주 접한다. 인구 고령화로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제는 부재했다. 지난해 7월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인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합작해서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의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라는 것을 제거해 병의 진행을 늦춰준다고 알려졌다. 불치병이라고 여겨지던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등장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또 다른 빅파마인 일라이릴리에서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이 승인을 앞두고 있다. 레켐비의 뒤를 이은 도나네맙의 출시로 올해부터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열리는 것은 바이오 의약품 시장 성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비만, 당뇨 치료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시장의 강한 수요로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올해도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

이들 치료제는 비만뿐만 아니라 당뇨와 비만 합병증에도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고질적인 질병인 비만과 당뇨가 정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주가로 입증됐다. 지난해 8월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20%가량 감소시켰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당일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전일 대비 17.2% 상승했고, 이후 꾸준히 상승해서 결국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됐다.

현재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신장질환 등 비만 합병증으로 적응증 확대를 위해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관련 임상 결과가 계속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서운 추위를 견뎌낸 바이오의 봄은 더 따뜻할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증권시장#바이오#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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