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최대 사업지로 꼽히는 대조1구역 재개발에 조합 내분으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착공 후 1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공사비가 지급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된 가운데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조합 집행부가 구성되지 않아 시공사와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최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조1구역 재개발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 2022년 착공한 공사에 따른 공사비 약 1800억 원을 지급 받지 못했다.
통상 재개발 및 재건축 현장에서의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서는 일반 분양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 역시 지난해 상반기 일반분양을 위한 총회를 계획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이 조합장 선거에서 부정선거 의혹으로 소송 진행, 이에 지난해 2월 조합장 직무가 정지됐다. 조합 집행부 부재로 조합의 의사결정이 불가능해지자 조합은 지난해 9월 조합장 선임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 투표 결과 2월에 해임되었던 후보가 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집행부가 재구성된 가운데, 조합은 총회를 개최하고 조합원 분양계약 체결 승인 건 등의 안건을 상정해 사업의 정상화를 꾀하고자 했으나 이마저도 일부 조합원의 총회개최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인용함으로써 총회 개최가 취소됐다.
결국 조합 집행부의 부재로 조합은 분양을 하지 못했고, 공사비 지급도 기약없이 미뤄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공사비가 지급되지 않을 경우 공사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갈등으로 협의할 대상이 없어 정상적인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게 돼 1월 1일부로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한 조합원은 “착공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는데, 내부 갈등이 언제 해결될지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이라며 “공사 중단이 계속될수록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나는 것으로 아는데 다 같이 파멸로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무차별적인 소송을 멈추고 조합 집행부 구성을 통한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 이슈로 조합과 시공사 간에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는 있으나, 대조1구역은 조합 내부의 갈등으로 인한 공사 중단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며 “공사비를 받지 못했음에도 공사를 1년 넘게 이어가는 현장은 찾아보기 힘든데 시공사 입장에서는 도의적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한 상황에서도 사태가 해결된 방안이 보이지 않자, 더 이상 손실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공사 입장에서도 권한이 없는 집행부와 협상하는 것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어떠한 건설사라도 공사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늦어질수록 그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으로 분담금 역시 늘어난 텐데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조합 집행부의 부재로 공사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것이 공사 중단의 한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또 조합의 정상화가 이루어질 경우 빠른 시일 내에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대조1구역 재개발은 은평구 일대 11만2000㎡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5층 총 28개동 2451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이 2017년 수주했으며 용적률은 243.48%, 건폐율은 24.8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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