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미국 주식 주간 거래 누적 금액이 10조 원을 넘어섰다고 16일 밝혔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세계 최초로 미국 주식 주간 거래를 개시한 후 약 2년 만이다.
삼성증권 미국 주식 주간 거래는 우리나라 낮시간에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다. 삼성증권의 도입 이후 타 증권사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래금액은 2022년 월 3000억 원 수준이다. 2023년에는 6000억 원대로 2배로 증가했다. 미국 지수가 상승하던 작년 6∼8월에는 월평균 8000억 원대로 늘기도 했다.
주간 거래를 활용하면 낮시간에 국내시장과 미국시장의 업종 및 종목 간 페어트레이딩(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 중 고평가 종목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것은 동시에 매수해 이익을 얻는 기법)이 가능하고, 국내외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도 있다.
예컨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2분기 깜짝 실적이 한국 시간 기준으로 작년 8월 24일 새벽에 발표됐을 때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 삼성증권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 이후 가장 많은 817억 원의 거래가 발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국내 서학개미들이 미국 현지 투자자보다 한발 앞서 엔비디아 매수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편입했던 작년 5월 25일에는 리스크 방어 차원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몰려 811억 원의 거래가 발생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의 거래가 전체 거래대금의 28.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0대(26.1%), 40대(19.7%), 30대(15.0%)가 뒤를 이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1조8926억 원), 엔비디아(8175억 원), 애플(5148억 원), MS(4326억 원) 순이었다. 낮시간 상담이 가능해지면서 실적에 기반한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매매가 쏠린 것으로 분석됐다. 60대 이상의 삼성증권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 오프라인 비중은 65.3%로 서비스 개시 이전 2년(2020∼2021년)간 미국 주식 오프라인 거래 비중 46.3%보다 증가했다. 낮에 미국 주식 거래가 가능하게 되면서 정보 부재 등의 이유로 망설였던 고객이 담당 PB와의 실시간 상담을 통해 미국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삼성증권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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