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작년 4분기 순익 13%↑
“올 1분기 D램 가격 18% 상승” 분석
15개월 연속 하락 韓수출도 회복세
지난해 혹독한 한파를 겪은 반도체 시장에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간밤에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가 폭등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바닥을 지난 반도체 경기가 올해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TSMC는 전 거래일보다 9.79% 치솟은 113.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16일(현지 시간) 3.06% 올라 사상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이날 1.88% 상승한 571.07달러에 마감해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제2의 엔비디아’라 불리는 반도체 제조업체 AMD는 1.56% 뛰었다. 반도체 훈풍은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19일 삼성전자는 4.18% 급등한 7만4700원, SK하이닉스는 3.74% 오른 14만1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주들의 상승 랠리를 이끈 건 TSMC의 ‘어닝 서프라이즈’ 효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TSMC의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은 6255억3000만 대만달러로 시장 예상치(6183억1000만 대만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2387억1000만 대만달러) 역시 예상치를 넘겼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전 분기보다 각각 14.4%, 13.1% 올랐다.
특히 TSMC는 올해 실적 개선과 더불어 반도체 업계 전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는 강력한 AI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견고한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며 “세계 반도체 시장이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 TSMC 연간 매출 증가율은 최대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5.6% 성장한 67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업체들의 감산이 계속되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1∼3월)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3∼1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증산을 서두르지 않는 상황에서 수급 긴장이 지속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대 40%대까지 추락하며 1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던 한국의 반도체 수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1년 전보다 10.8% 늘어 2022년 8월 이후 처음 플러스(+)로 돌아섰다. 12월에는 19.1%, 1월 1∼10일에는 25.6% 뛰는 등 증가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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