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직선제… 25일 농협중앙회장 선거 3파전 형국

왼쪽부터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기호순)

대한민국 미래 농업을 이끌어갈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오는 25일 치러진다. 17년 만에 직선제로 큰 관심을 받는 이번 선거는 3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5대 농협중앙회장선거에는 당초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이 사퇴하면서 7명이 됐다. 후보자는 기호순으로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다.

최 조합장이 사퇴하면서 부산·경남 지역 조합장 수는 세 명이다. 호남 지역에서는 후보 등록이 없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통해 1차 투표 1, 2위 후보자 중 당선자가 결정된다.

농협 안팎에서는 당선 유력 후보로 강호동 조합장, 조덕현 조합장, 송영조 조합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세 후보는 공통으로 농협중앙회와 경제지주의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강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이사를 지낸 5선 조합장이다. 지역 농·축협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무이자 자금 규모를 20조원으로 늘리고 상호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지난 2020년 24대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득표수 3위를 차지했다.

조 조합장은 3선 조합장으로 중앙회 감사위원을 지냈다. 경제지주회사를 중앙회로 통합하고, 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조합장 직선제로 선출하도록 하는 한편 조합장들로 구성된 농협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이사 출신이면서 후보자 중 최다선인 6선 조합장이다. 중앙회와 경제지주를 통합해 중복 조직을 축소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한편 농촌조합의 대도시 복합점포를 개설하고 도농 상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번 선거는 농협법 개정 이후 직선제 방식으로 실시되는 첫 선거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990년 민선이 도입되면서 직선제로 치러지다가 도중에 대의원 간선제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2021년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이번 선거부터 전체 조합장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대의원 간선제에 비해 전체 조합원 의견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투·개표는 오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실시된다. 지역농(축)협·품목조합의 조합장 및 품목조합연합회 회장 등 총 1111명의 선거인이 선거에 참여한다. 부가의결권 제도가 도입돼 조합원 수 3000명 미만 조합은 한 표, 조합원 수 3000명 이상 조합은 두 표를 각각 행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조합 수는 1111개지만, 조합원이 3000명 넘는 곳이 141곳이어서 표수는 1252표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지역 조합수가 161개로 가장 많다. 이어 경북(151개)·전남(144개)·충남(143개)·경남(137개)·전북(92개)·강원(79개)·충북(65개)·제주(23개)·대구(22개)·서울(19개)·부산(14개)·울산(17개)·인천(16개)· 광주(14개)·대전(14개) 순이다.

한편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우여곡절 속에서 치러지게 됐다. 지난해부터 발의된 농협법 개정안 통과 여부가 강력한 변수였다. 해당 개정안에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제가 포함돼 현재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도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조차 오르지 못하면서 이 회장 후보등록 자체가 무산됐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