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연일 사상 최고치]
코스피 올 들어서만 6.7% 하락
기업 실적 악화-긴축 장기화 우려 탓
부양책 잇단 발표에도 효과 못봐
미국발(發) 기술주 훈풍에도 한국 증시는 연초부터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들해지고 중국 경기 침체의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 정부가 최근 들어 공매도 전면 금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증시 부양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지만 증시가 힘을 내지 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도 여전하다.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58% 오른 2,478.61로 마감했다. 전날 하락세를 하루 만에 만회했지만 연초 이후 이어진 증시 약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지난해 증시를 2,655.28에 마감했던 코스피는 종가 기준 이달 4일 2,600 선, 16일에는 2,500 선이 무너지면서 연일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6.7% 하락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부침을 겪는 건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후퇴한 탓이 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주 81%에 달했던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40%대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악화된 실적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증시를 띄우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와 미흡한 주주 환원 등 본질적인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여러 악재 가운데서도 중국의 경기 침체가 국내 주식시장에 가장 큰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5.2%)보다 낮은 4%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지수(CPI)도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같은 업종임에도 미국과 한국 반도체주의 주가 상승 폭 차이가 현저한 것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꽤 높은 동시에 중국 외 국가로의 반도체 수출과 비교하면 대(對)중 부문이 훨씬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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