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과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 등이 크게 뛰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석 달 만에 올랐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1% 올랐다. 지난해 10월(―0.1%)과 11월(―0.4%)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가 석 달 만에 반등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2% 올라 다섯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받는 가격 수준으로, 생산 원가와 마진 등으로 구성된다.
농산물 가격이 치솟으며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 농산물 생산자물가는 한 달 전보다 9.3% 뛰었다. 작황 부진에 더해 연말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겨울철에 많이 찾는 딸기 물가는 한 달 새 154.1% 폭등해 오름 폭이 두드러졌다. 이 기간 사과는 17.4% 올랐다.
어획량이 감소한 오징어 등 품목을 중심으로 수산물 생산자물가도 한 달 새 4.6% 올랐다. 물오징어는 42.6%, 냉동오징어는 5.2% 상승했다.
연말 특수에 호텔 물가는 8.9% 뛰었다. 그러면서 음식점·숙박 서비스 물가는 한 달 전보다 0.5% 올랐다. 금융·보험서비스도 0.8% 상승했다. 전체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11월보다 0.2% 올랐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6.7%) 등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1.0% 상승했다. 반면 공산품 물가는 0.4%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3.7%) 물가가 내려간 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간 생산자물가는 2022년보다 1.6% 올랐다. 다만 2022년(8.4%)보다 오름 폭은 둔화됐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공산품을 제외한 농림수산품, 서비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등의 생산자물가가 모두 올랐다”며 “생산자가 마진을 줄이지 않고 물가 오름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소비자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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