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이달 종료 맞춰
年 4.2~4.5% 대출 최대 15조 공급
신생아 특례 대출도 27조 예정
정부 “가계부채 위험 없게 관리”
정부가 이달 말 특례보금자리론의 종료에 맞춰 30일부터 6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 ‘보금자리론’을 재출시한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공급 규모는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계획 대비 7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약 27조 원 규모의 ‘신생아 특례 대출’이 새로 출시되는 등 주택담보대출 수요 확대가 가계부채 관리의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보금자리 등 정책 모기지 40조 공급
25일 금융위원회는 보금자리론 개편 및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HF)가 공급하는 장기고정금리 분할 상환 주담대 상품으로, 연간 10조 원(최대 15조 원)이 공급된다.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공급계획(39조 원) 대비 약 74% 줄어드는 셈이다.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일시적 2주택자 포함)라면 6억 원 이하의 주택을 매입할 때 보금자리론으로 최대 3억6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신혼부부나 다자녀(3자녀 이상) 가구 등에는 완화된 요건이 적용된다.
대출 금리는 특례 보금자리론보다 0.3%포인트 낮은 연 4.2∼4.5% 수준이다. 취약 계층의 경우 대출 금리가 3%대 중반으로 낮아진다. 대출 만기는 39세 이하(신혼부부 49세)는 최대 40년, 34세 이하(신혼부부 39세)는 최대 50년까지 가능하다.
보금자리론과 별도로 이달 29일에는 신생아 특례 대출이 27조 원 규모로 공급된다.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가구가 일정 요건을 갖출 경우 9억 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최저 1.6% 금리로 최대 5억 원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 가계부채 재차 확대 우려
신규 정책 모기지 상품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서울 주요 입지의 공인중개업소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이미 신생아 특례 대출 출시를 기다리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생후 10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황모 씨(33)는 “대출 금리가 높아서 집을 언제 사야 하나 고민이 많다가 마침 신생아 특례 대출이 출시돼 이용하려 한다”며 “8억 원대 아파트 위주로 매물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정책금융상품 공급이 가뜩이나 위험한 가계부채 수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특례 보금자리론이 당초 계획을 훌쩍 넘는 44조 원이 공급되며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특례 보금자리론은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금리로 최대 5억 원까지 대출해 준 정책 모기지였는데 무주택자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최근 5대 금융지주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금융당국에 밝혔지만, 자칫 정책 모기지 상품이 과도하게 공급되면 정부가 설정한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보금자리론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공급 규모를 일정 범위 내에서 관리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하는 원칙이 지켜지는 범위에서 정책 모기지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은 “지난해 특례 보금자리론처럼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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