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커지는 트럼프 2.0]
“美에 공장짓는 등 투자 늘려야 할것
국내 유입될 고용-세금 美로 넘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를 거듭함에 따라 그가 재집권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미(對美)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인 관세율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기업에 상당한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평균 3% 수준인 미국의 관세율을 10%까지 높이는 ‘보편적 기본관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 무역 적자의 원인이 낮은 관세율로 값싸게 들어오는 해외 제품 때문이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행정부의 1조 달러 가까운 적자의 원인은 유럽, 일본, 멕시코, 캐나다, 한국에서 온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라며 한국을 거론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외 수출은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중국 수출이 줄면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교역에서 445억 달러(약 60조 원)의 흑자를 냈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해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 대상국이 됐는데, 이는 2002년 이후 21년 만이다. 반면 대중(對中) 무역수지는 180억 달러 적자였다. 중국을 상대로 적자가 난 건 1992년 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산업계 안팎에선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장벽이 높아지면 국내 수출기업의 매출이 감소해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 중국에 대한 관세를 높이면서 세계 교역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침체했다”며 “미국이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편다면 한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등 직접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러면 국내에 유입될 고용이나 세금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폐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에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지급하는 것이 IRA의 핵심인데, 트럼프의 구상대로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될 경우 미국 시장에 전기차와 배터리 등 부품을 수출하는 한국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그동안의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정책이 모두 폐기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어 이를 주요 변수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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