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재출시 이후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연간 판매 1위에 오른 포켓몬빵이 지난해에도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아성을 이어갔다. 1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한 포켓몬빵의 성공 이유는 단순 ‘추억팔이’뿐이 아닌 높은 인플레이션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29일 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해 빵의 소매점 매출 중 가장 높은 판매를 보인 것은 SPC삼립(005610)의 포켓몬 빵이다. 포켓몬빵은 2023년 1107억6300만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도 860억6800만원 대비 28.69% 신장을 이뤘다. SPC삼립 측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올해 1월까지 누적 2억2000만봉의 판매 물량을 기록 중이다.
SPC삼립 측은 “지속적인 소비자 니즈 분석을 통한 신제품과 띠부씰을 기획·출시해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봤다. SPC삼립은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 포켓몬빵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포켓몬빵의 성공 이유는 ‘띠부씰’을 뺄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포켓몬빵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본품인 빵보다는 포켓몬 스티커(띠부씰)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며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 효과“라고 설명했다.
포켓몬빵은 1999년 당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등에 업고 판매 호황을 누렸고, 당시 아이들이 스티커만 가져가고 빵을 버리는 일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까지 했다. 이제는 그때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포켓몬빵 인기 부활에 역할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포켓몬빵의 장기 호실적은 일종의 ‘립스틱 효과(경기 침체에 가성비 높은 물건의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라는 평가도 있다.
밀가루, 버터, 우유 등 빵의 원재료가 상승하면서 빵 전문점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은 크림빵 가격을 전년 동기 대비 적게는 9.7% 많게는 21.4%까지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켓몬빵 같은 양산빵 가격은 1500~2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간 쌓아놓은 브랜드 파워에 양산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포켓몬빵 외에도 SPC삼립의 양산빵인 보름달빵은 전년 대비 매출이 221.63%가 뛰어올랐고, 이외의 양산빵들도 대부분 매출이 상승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2년간 포켓몬빵 출시에 따른 높은 기저에도 올해 SPC삼립의 베이커리 매출은 6.5% 증가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 속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양산빵의 판매량 성장 기대감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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