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이 부의 상징?…고가 법인車 판매 ‘급증’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30일 07시 32분


1억5천만원 이상 고가차 급증
지난해 사상 처음 3만대 넘어서
벤틀리 등 "한국은 핵심 시장"
법인 구매가 전체의 77% 이상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가 차량 판매가 지난해 급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차량 가격 자체가 많이 오른 데다, 고가 법인차의 연두색 번호판 적용을 앞두고 미리 법인차를 사두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1억5000만원 이상 고가 차량은 전년 대비 39.6% 늘어난 3만3999대로 집계됐다. 고가 차량 판매가 3만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1만대를 밑돌던 고가 차량은 2018년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했다. 2019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다시 8000대 수준으로 줄었으나, 2020년부터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2022년에는 처음 2만대를 돌파했고, 1년 만에 다시 1만대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억5000만원 이상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로 1만8948대를 팔아 전체의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BMW 5445대, 포르쉐 4013대, 랜드로버 2486대 순이었다.

차량 판매 가격이 3억원대인 벤틀리와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도 각각 810대, 431대를 팔았다. 영국 럭셔리카 브랜드로 가장 저렴한 국내 판매 가격이 4억6900만원인 롤스로이스는 276대 판매됐다.

특히 벤틀리는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줄었지만, 국내에선 3년 연속으로 최고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은 일본 등을 제치고 2년 연속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벤틀리가 가장 많이 팔린 시장에 올랐다.

고가차 구매 유형별로는 법인이 2만6244대로 전체의 77% 이상이었다. 지난해 말 신규 또는 변경 등록하는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미리 고가 법인차를 구입하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 구매자 중에서는 남자 고객이 5624대를 구매해 여성 고객(2131대)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라지만 상위 1%를 위한 고급차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연두색 번호판도 원래 취지는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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