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2억원서 141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뛰어
중도 포기 없다면 이통3사 지불한 2000억원 넘을 가능성도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자리를 두고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간 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주파수 비용이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742억원으로 시작해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대로라면 과거 이통3사가 할당 받았던 2000억원 수준의 비용을 내고 주파수를 가져가게 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IT벤처타워에서 5G 주파수 28㎓ 대역에 대한 주파수 경매가 오전 9시 26라운드부터 속개됐다.
당초 주파수 경매가 개시될 때만해도 알뜰폰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과 마이모바일(미래모바일) 컨소시엄, 세종텔레콤 세 곳이 참여했으나 첫째 날 세종텔레콤이 중도하차하면서 둘째 날부터는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경매는 1단계 다중라운드 오름입찰이 진행 중으로 50라운드까지 실시하다 결론이 나지 않으면 2단계 밀봉입찰로 넘어간다. 1단계는 정부가 직전 라운드 승자 입찰액의 3% 이내에서 최소 입찰액을 제시하면, 그 이상을 써내는 구조다.
경매는 2일차까지 완연한 속도를 보였다. 1일차에는 6라운드가 진행되면서 15억원이 올랐고, 2일차에는 8라운드 동안 40억원이 올랐다.
그러다 3일차에 접어들면서는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전보다 많은 11라운드가 진행되면서 입찰가가 617억원이 급등한 것이다. 이로써 742억원으로 시작한 주파수 대가는 1414억원이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경쟁자 소거 작전이 벌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전까지는 정부가 제시한 최소 입찰액과 차이가 크지 않은 금액을 써냈다면 3일차 경매에서는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 상대가 따라올 수 없게 했다는 것이다.
1000억원 전까지는 3%(입찰 증분)를 적용하더라도 라운드당 20억원대가 늘어나는데, 한 쪽이 이를 훌쩍 뛰어 넘는 금액을 베팅하면서 급격하게 금액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 최종 금액이 높아지는 만큼 한 번에 높은 가격을 불러 따라 올 수 없도록 함으로써 경매를 빨리 끝내겠다는 의도다. 이로 인해 사흘 만에 금액이 2배 가량 높아진 것이다.
그럼에도 양사 모두 경쟁사가 써낸 높은 금액에도 포기를 선언하지 않으면서 경매는 4일차에 접어들었다. 3일차 승자 입찰액인 1414억원은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기지국 최소 투자 금액과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28㎓ 기지국 투자비는 대당 대략 2000만~3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규 사업자는 총 6000개의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중간 금액인 2500만원으로 계산하면 대략 1500억원이 된다.
기지국 투자비에 이르는 금액을 주파수 대가로 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경매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경매가 나흘째 이어지면서 금액도 계속 오르고 있다. 이날도 전날과 같은 경쟁이 계속된다면 주파수 대가는 자칫 2000억원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
이는 과거 이통3사가 가져간 할당 대금에 맞먹는 규모다. 이통3사는 지난 2018년 259억원에 각각 800㎒ 폭씩 할당 받았다. 최종 금액은 위치에 따라 다소 달라졌는데, SK텔레콤 2073억원, KT 2078억원, LG유플러스 2072억원이었다.
과기정통부가 신규 사업자에 대한 부담 완화를 위해 최저경쟁가격을 이통3사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낮게 설정했지만 양사가 공격적으로 베팅하면서 실제로는 높은 금액으로 가져가게 된 상황이 됐다.
주파수 할당 가격이 높아지면 신규 사업자로서는 투자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사업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도 포기 없이 경매가 50라운드까지 달려간다면 과기정통부는 2단계 밀봉입찰로 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사흘 만에 라운드의 절반이 진행된 만큼 최종 낙찰자는 늦어도 다음달 2일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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