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실적 양극화… “올해도 해외사업이 명암 좌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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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손실-원자재값 인상’ 영향
GS건설-대우건설 등 영업익 급감
삼성물산 18%-현대건설 37%… 해외공략 건설사는 영업익 급증
PF위기 계속-주택시장 침체에… 증권가 “작년보다 더 악화될 것”

미분양 주택이 회계상 손실로 부각되고, 고금리 및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외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던 건설사만 상대적으로 ‘선방’한 성적표를 받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질 올해 역시 해외 사업이 건설사 실적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3조43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5548억 원에서 지난해 1조 원 가까이 빠지며 적자 전환(―3880억 원)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인한 일시적 비용(5524억 원)과 자재값 인상에 따른 마진 축소 영향으로 분석됐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매출액은 11조64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625억 원으로 전년보다 12.8% 감소했다. 1100억 원 규모 미분양 주택을 회계상 손실(대손상각)로 처리하면서 영업이익 상승세가 꺾였다.

건설사 영업이익이 낮아진 이유는 인건비, 자재 가격 등 원가 상승 요인이 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3.37로 전년 동월 대비 15% 넘게 올랐다. 여기에 미분양 주택 해소가 지연되면서 건설사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분양 주택 현장에서 할인 분양을 가정하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공사비 인플레이션이 아닌 경로로 주택 사업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라 건설사 전체로 대두될 만한 이슈”라고 했다.

침체된 주택 시장 대신 해외 시장에서 먹거리를 발굴한 건설사는 영업 이익이 크게 올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액이 19조3100억 원으로 전년(14조5980억 원)보다 32.3% 늘었다. 영업이익은 1조340억 원으로 전년(8750억 원) 대비 18.2% 증가했다. 카타르 태양광, 네옴시티 터널공사 등 해외 프로젝트 덕분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29조65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854억 원으로 같은 기간 36.6% 증가했다. 이 회사는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1단계,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건설업계 실적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해 착공 및 분양 물량이 감소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만기가 내년과 내후년에 몰려 있어 부실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금리가 워낙 높아 일부 인하된다 해도 건설사 숨통이 트이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PF 리스크가 없고 재무구조가 좋은 DL이앤씨 등의 회사가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대규모 공공사업 수주 여부가 향후 실적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1∼6월) 12조4000억 원을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으로 조기 집행할 계획이다.

#건설사 실적#양극화#해외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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