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농림부산물 연료자원화 추진
국내선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규제 풀고 REC 가중치 부여해야”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농림부산물(農林副産物)을 연료자원으로 활용하는 연구가 이뤄져 관심을 끈다.
13일 신재생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현재 발전사업자가 다양한 친환경 연료자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최근 수수 부산물을 자원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간 일본에서 여러 농림부산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는데 경작의 용이성과 화석연료 대체재로 수수가 가장 우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육이 뛰어난 작물이며 알곡과 잎은 사료로, 줄기는 발전사업자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농가 소득원 창출 및 소득 증대와 농림부산물의 에너지화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 수분 함유량 30% 이하에 염소 함유량도 적다. 볏짚 등 다른 농림부산물과 달리 보일러 내부에서 연소될 때 화력을 저해하는 찌꺼기가 거의 없어 향후 연료자원으로써의 폭넓은 활용이 기대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농림부산물 활용에 주목하고 있으며 발전사업자를 중심으로 연료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발전사업자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을 매년 늘려야 하다 보니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연료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농림부산물이 폐기물로 분류되면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인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를 부여받지 못해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사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림부산물이 폐기물로 분류되다 보니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데다 화석연료에 비해 농림부산물의 화력이 떨어지기에 REC 가중치 없이는 발전사업자가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미래 에너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일본의 수수 부산물 활용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한편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가 수수처럼 열매는 식량으로, 줄기는 연료로 사용하는 농림부산물에는 REC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작물의 재배 과정을 관리하기 위해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확인받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정부가 쌀 소비 감소로 인한 공급 과잉에 벼 대신 다른 작물 재배를 유도하고 있는데 농림부산물의 연료 자원화가 정착된다면 수수 등 연료가치가 높은 작물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본다. 기업들의 투자를 통해 대규모 농장(플랜테이션)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 경쟁력 약화로 농업을 중단한 노년층 등을 위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현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최근 시행된 ‘폐기물 자원 순환경제 규제특례(샌드박스) 제도’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제도를 통해 수수 등의 농림부산물이 신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현실적 규제 변화와 REC 가중치 설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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