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09억원차 ‘편의점 왕좌’ 다툼… 알짜 점포 ‘간판 갈이’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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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CU 작년 매출 8조원대 비슷
추격하는 CU, 매장수는 이미 앞서
편의점 매출, 백화점 추월 눈앞
“유통 1위 가자” 경쟁 더 뜨거워져

A편의점 업체는 길거리 꼬마빌딩에 있는 경쟁사 B편의점의 계약이 끝날 즈음 해당 점주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꼬마빌딩 1층에 있는 화장실을 리뉴얼해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시설이 낡아서 사실상 못 쓰는 화장실이었는데 이를 깨끗하게 수리해 화장실을 찾는 행인들이 편의점으로도 오게끔 하자는 제안이었다. 점주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 해당 점포는 A업체의 편의점으로 간판을 바꿨다.

‘편의점 1위 업계’ 타이틀을 둘러싼 GS25와 CU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줄곧 GS25가 1위였지만 적극적인 출점 전략을 앞세운 CU가 추격하며 매출 격차를 줄이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25의 지난해 매출은 8조2457억 원으로 2022년 대비 5.9% 늘며 업계 1위를 유지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7.6% 늘어난 8조1948억 원으로 양사 모두 매출이 처음으로 8조 원을 넘는 동반 성장세를 보였다.

편의점 매출 1위는 GS25가 차지하고 있지만 CU가 바짝 추격하며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 9130억 원이던 GS25와 CU 간 매출 격차는 지난해 509억 원까지 줄어 0.62%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점포 수는 2019년 GS25가 CU에 41개 앞섰지만 2020년 CU가 역전한 후 지난해에는 GS25보다 372개 앞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GS25의 점포 수는 1만7390개, CU는 1만7762개다.

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타사 매장을 자사 매장으로 바꾸는 ‘간판 갈이’도 늘고 있다. 편의점은 담배 소매인 지정 거리 제한 기준인 50∼100m 이내에 신규 출점이 불가능하다. 규제 때문에 신규 출점이 어려우니 경쟁사 점포를 자사로 가져오는 전략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매년 통상 편의점 중 10% 정도가 계약이 만료되는데 업체들 입장에선 이들이 모두 간판 갈이 경쟁 대상이다. 전국 프랜차이즈 편의점 가맹점 수가 5만 개를 넘어서는 것을 고려할 때 매년 최대 5000여 곳에서 간판 대결이 벌어지는 셈이다.

업체의 ‘알짜 점포’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가 바뀔 수 있어 시장에 나오는 점포를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다. 재계약을 앞둔 점주들은 각 업체가 제시한 지원안 등을 따져본 뒤 재계약할지, 다른 브랜드로 갈아탈지 결정한다.

올해는 편의점 1위가 오프라인 유통 1위 타이틀을 달 수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이 유통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6.7%로 백화점(17.4%)에 0.7%포인트 뒤진 2위를 차지했다. 2021년 대형마트를 제친 이래 백화점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오프라인 유통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편의점 1위 등극과 함께 오프라인 유통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두 회사 모두 출점 및 매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우리동네GS’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로 매출 확대를 노릴 것”이라며 1위 고수 전략을 밝혔다. BGF리테일은 우량 점포 중심 개점과 자체브랜드(PB) 상품 강화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1위 타이틀, 향후 가맹점주 및 공급사 간 협상력을 위해서라도 양사 모두 ‘1위 타이틀’에 몰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gs25#cu#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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