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내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출 호조가 최근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 강세를 견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27억8000만 달러(3조7185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 연휴로 2일 감소한 조업 일수를 반영한 수치로, 이를 제외하면 85.9% 급증했다. 특히 대홍콩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143.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반도체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중화권 수출이 홍콩 지역으로 우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수출 증가율은 14.6% 감소했다. 반도체(42.2%)와 가전제품(3.2%)을 제외하고, 승용차(36.3%), 선박(35.6%), 철강제품(23.6%), 석유제품(21%) 등의 수출 증가율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기저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반도체 수출 회복이 강한 추세를 보여주고 있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챗GPT로 시작된 인공지능(AI) 열풍이 ‘온디바이스 AI’ 등으로 확산되며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 호조는 이들의 주가 상승 흐름을 뒷받침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기업을 추종하는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7.47% 상승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국내 반도체 생산 및 출하-재고 사이클과 올해 1월 반도체 수출 흐름을 종합해 볼 때 반도체 업황은 업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2월초 반도체 수출 증가는 반도체 업황 사이클 개선이 빨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사이클 기대와 함께 국내 반도체 업황 사이클 역시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공산이 커졌다”면서 “국내 반도체 수출을 좌지우지하는 대중화권 수출이 완전히 궤도에 진입한 것은 아니지만, 대홍콩 반도체 수출 회복은 긍정적 시그널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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