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황 부진으로 신세계건설 영업손실↑
신세계건설 실적 반영으로 이마트 적자
이마트 매출 29조4722억·영업손실 469억 원
역대 최대 매출·사상 첫 적자 공존
이마트 주력사업 수익↓… “계열사 부진 메우지 못해”
올해 ‘상시최저가·고객경험 극대화’로 본업경쟁력↑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업황 부진이 대형마트까지 덮쳤다. 지난해 신세계건설 영업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모기업인 이마트 등 그룹 전체 실적까지 적자로 돌아섰다. 대형마트와 전문점, 온라인커머스 등 본업은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 속에서 수익구조 개선 노력이 조금씩 가시화되는 추이를 보였다.
이마트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룹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신세계건설은 즉각 이사회를 열고 후속조치에 나섰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골프장과 물놀이시설, 조경사업 등으로 구성된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이 29조4722억 원, 영업손실 469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0.5% 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1826억 원 줄어든 영업손실 469억 원으로 창립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매출과 첫 적자 기록이 공존하는 실적이다.
적자 주요 요인으로는 신세계건설을 콕 집어 지목했다. 이마트 측은 “영업손실 주요인은 신세계건설 실적 부진이다”고 강조했다. 공사 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 미분양 등에 따른 손실을 미리 반영한 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작년에 비해 1757억 원 늘어난 187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세계건설과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건설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다음 달 중 주주총회를 통해 양수도를 승인하고 오는 4월 말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신세계건설은 레저사업부문을 약 1800억 원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추가적으로 자본이 약 300억 원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회계상 부채로 인식된 약 2700억 원 규모 골프장 회원 입회금 소멸로 현행 900%대 높은 부채비율이 400%대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레저사업을 일원화해 호텔업과 레저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고 조선호텔앤리조트를 차별화된 종합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리딩 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복안이다.
신세계건설 부진이 적자 요인으로 꼽히지만 그런 만큼 대형마트와 전문점 등 이마트 주력사업 실적이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력사업이 2022년 수준 실적을 거뒀다면 적어도 적자는 면할 수 있었다는 취지다. 작년 이마트 별도 기준 실적은 매출이 16조5500억 원, 영업이익은 188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이 전년 대비 2.1% 감소할 때 영업이익은 27.4% 줄어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마트 측은 주요 업장 리모델링 등 투자 확대와 설 명절 시점 차이에 다른 실적 이월, 전년 실적 기저효과, 장기근속 직원 급여 재측정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수치를 보이지만 사업부별 수익구조는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년 12월 오픈한 트레이더스 수원 스타필드점과 수익이 안정화된 노브랜드는 올해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자회사의 경우 G마켓이 작년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8개 분기 만에 이뤄진 성과다.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작업이 효과를 보이면서 매 분기 적자폭이 줄었고 연간 영업손실이 전년 655억 원에서 절반 이하인 321억 원으로 줄었다. G마켓과 SSG닷컴은 올해 역시 수익성 개선 작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 주요 자회사들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스타벅스는 지속적인 신규점 출점 효과에 힘입어 전년 대비 174억 원 늘어난 139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세계푸드는 단체급식사업 수요 증가와 사업 효율성 향상으로 58억 원 늘어난 264억 원의 영업이익 실적을 거뒀다.
신세계건설 지원군으로 나선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투숙률 상승과 리테일사업 호조로 영업이익이 181억 원 증가한 4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주요 매장 방문객 증가로 120억 원 늘어난 1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자회사 중에서는 편의점 이마트24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매출이 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68억 원에서 영업손실 230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점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센터 확장과 물류 인프라 확대, 가맹점 IT 경쟁력 강화 등의 투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 브랜드 이미지 제고 일환으로 광고와 프로모션 등 판촉비를 확대하면서 비용이 증가했다고 한다.
○ 올해 매출 30조3000억 원 목표… 전년比 2.8%↑
올해 실적 목표로는 연결 기준 매출(순매출) 30조3000억 원, 별도 기준 16조8000억 원(총매출)을 제시했다. 2023년 대비 각각 2.8%, 1.5%씩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경우 고물가 저성장 국면 장기화에 상품 혁신과 신규점 출점으로 실적 반등을 보여 작년 대비 7.3% 증가한 3조6600억 원의 매출 목표를 잡았다.
이마트는 올해 ‘독보적 가격리더십’과 ‘고객경험 극대화’를 통해 오프라인 본업경쟁력을 본격적으로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와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3사는 기능 통합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물류 효율화로 주요 상품을 상시최저가 수준으로 운영해 가격리더십을 주도하고 집객 선순환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고객경험 극대화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작은 니즈도 놓치지 않고 분석·반영해 기존에 없던 최상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몰타입 미래형 대형마트로 리뉴얼한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고객경험 강화의 예시로 꼽았다. 실제로 해당 업장은 오픈 후 한 달간 매출이 각각 18%, 20%씩 늘었다고 한다. 여기에 MZ세대를 겨냥한 특화매장을 강화한 2세대 매장 스타필드 수원은 새로운 고객경험 확장으로 인기를 끌며 개장 10일 만에 84만 명의 방문객을 맞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자회사들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비효율을 걷어내고 수익구조를 안정화하는데 집중한다. 이와 함께 고객가치 실현과 고객경험 확장에 투자를 병행한다. SSG닷컴은 물류 체계를 효율화하고 대형 PP센터 중심 권역재편과 운영개선으로 주문률과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작년 7월 론칭한 ‘익일배송 서비스(쓱1데이배송)’는 취급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G마켓은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동일 상품을 가격 비교해 최저가 기준으로, 개별 고객이 보유한 최대 쿠폰을 선 적용해 추천해주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또한 풀필먼트 운영 개선과 인공지능(AI) 광고 서비스 강화로 수익 확대를 도모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온라인사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연말 사상 첫 연매출 30조 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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