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불편한 ‘17년전 메이플’… “오히려 좋아” 게이머들 열광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15일 03시 00분


일반인이 ‘2007 메이플스토리’ 구현
출시 넉달만에 109만명 누적 접속
엔씨-컴투스도 옛 버전 게임 출시
익숙함이 향수 자극… 레트로 열풍

기자가 직접 플레이 중인 넥슨 ‘메이플랜드’ 게임 화면. 넥슨 메이플랜드 화면 캡처
기자가 직접 플레이 중인 넥슨 ‘메이플랜드’ 게임 화면. 넥슨 메이플랜드 화면 캡처
“최대 인원을 초과하여 접속할 수 없습니다.”

13일 오전 8시 30분경, 연휴가 끝난 이른 아침 출근 시간대였지만 게임 ‘메이플랜드’의 서버 600여 개 중 100여 개에서 ‘수용 가능한 최대 인원을 초과했다’는 빨간불이 켜졌다. ‘메이플랜드’는 넥슨의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바탕으로 일반 사용자가 제작해 지난해 10월 내놓은 게임이다. 넥슨은 2022년부터 메이플스토리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방했는데, 여기서 제작된 여러 게임 중 2007년 ‘옛날 메이플’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로 개발된 이 게임은 13일 기준 누적 접속자 109만 명을 넘어섰다. 직장인 최모 씨(29)는 “퀘스트와 공략을 비롯한 각종 기능이 복잡한 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비해 단순하면서도 익숙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장수 인기 게임을 2000년대 중후반 버전으로 ‘되감기’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게임이라도 점차 다양한 기능과 요소가 추가되며 초창기에 비해 점차 다른 게임으로 변해 가는 상황 속에서, 처음 게임에 빠졌던 당시를 그리워하는 유저들의 수요가 계속 있기 때문이다. 옛 버전의 게임들은 최신작에 비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이동할 수 있는 맵(공간),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수도 제한돼 있다. 여러 편의 기능이 빠져 캐릭터 육성도 느리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불편함’이 과거의 향수를 자극해 2030세대 젊은 게이머들을 불러들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인기 게임 ‘아이온’의 초창기 버전인 ‘아이온 클래식’을 공개해 현재까지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아이온 클래식은 2008년 출시된 해당 게임의 2009년 버전이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나 게임 시스템, 플레이 방식 등이 게임 출시 당시로 돌아간 것이 특징이다.

특히 ‘리니지’, 아이온 등 현재 엔씨소프트의 대다수 시리즈에서 채택한 ‘자동 전투 시스템’이 없어 플레이어가 스스로 모든 플레이를 해야 한다. 출시 당시처럼 월정액 이용권을 구매해야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는 ‘월정액 방식’을 채택한 것도 특징이다. 엔씨소프트는 또 다른 자사 대표작 ‘블레이드 앤 소울’의 클래식 버전인 ‘네오 클래식’도 올해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컴투스가 지난해 7월 공개한 ‘미니게임천국’ 게임 플레이 화면. 컴투스 제공
컴투스가 지난해 7월 공개한 ‘미니게임천국’ 게임 플레이 화면. 컴투스 제공
과거 인기 게임을 재해석해 새롭게 출시한 게임사도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자사 대표작 ‘미니게임천국’을 재해석해 출시했다. 미니게임천국은 2005년 ‘피처폰 시절’ 첫 시리즈가 출시됐고, 단순함을 바탕으로 총 5편의 시리즈가 누적 다운로드 수 1900만 회를 기록한 바 있다. 스마트폰에 적합하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해당 게임은 일주일 만에 누적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무료 게임 7위에 올랐다.

#17년전 메이플#게이머#메이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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