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해상 물류 운송비가 한 달 새 70% 넘게 급등하며 사상 최대 오름폭을 보였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배가 거쳐 가는 홍해 봉쇄가 장기화되고 있는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연합(EU)으로 가는 해상 수출 컨테이너의 운송비는 4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대당 평균 434만5000원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평균 252만6000원이었는데 한 달 새 72.0%나 급등했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운송비가 비쌌던 1년 전과 비교해 봐도 지난달 운송비는 5.7% 올랐다. EU 수출 운송비는 지난해 10∼11월 두 달 연속 하락했지만 12월 4.9%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부터 계속된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가 운송비를 본격적으로 밀어올리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해상을 봉쇄하겠다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수출 물량이 늘어난 점도 운송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일본으로 가는 수출 운송비(70만4000원) 역시 한 달 전보다 13.5% 뛰었다. 미국 동부와 서부로 가는 수출 운송비도 각각 6.0%, 3.5% 올랐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물류 운송비는 2.4% 상승했다.
다만 EU에서 들어오는 해상 수입 운송비는 한 달 전보다 31.1% 하락했다. 미 서부(―13.0%), 미 동부(―3.2%), 중국(―3.0%) 등도 한 달 전보다 내렸다. 수입 물동량이 줄어든 데다 수입 운송비가 정해지는 시점이 한두 달 전이라 홍해 사태 영향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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