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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밈(Meme)도 다시 보자’
지난해 하반기를 강타한 밈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예전에 유명했던 것들이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사랑을 받은 것. 옛날 드라마에서나 자주 봤던 멘트들이 재조합되어 신선한 즐거움을 주거나, 오래된 만화 캐릭터에서 새로운 단어가 생겨난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2024년 트렌드 마스터가 되고 싶다면 ‘꺼진 밈도 다시 보자’는 마음으로 지난해에 유행한 밈부터 섭렵해야 할 것이다. 트렌디한 단어를 소개하며 구독자 약 1만2000명을 모은 뉴스레터 ‘트렌드어워드’와 함께 2023년에 사랑받은 5가지 밈을 준비했다.
1.바래다줄게 VS. 바래? 다 줄게: 띄어쓰기의 중요성
“바래다줄게”와 “바래? 다 줄게.” 고작 띄어쓰기 하나의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띄어쓰기의 중요성’으로 불리는 이 밈은 트위터를 중심으로 유행하다가, 지난해 여름 틱톡과 유튜브에서 숏폼 챌린지로 번지면서 2023년 하반기 밈 트렌드 시장을 장악했다.
워낙 크게 유행하며 별의별 변주들이 잇달아 생겼지만, 이 밈의 교과서처럼 여겨지는 고정 멘트들이 있다. ‘바래다줄게’, ‘밤새 운 거야?’와 같이 옛날 드라마에서 인기 있던 오글거리는 멘트가 대부분이다. 항마력 딸리는 연기로 이 대사를 외치는 숏폼들이 주목받은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2024년이 된 지금까지도 이 밈은 여러 방송사 및 OTT의 SNS, 심지어 광고에서까지 등장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울 언니 오늘 헤메코 진짜...'폭룡적이다'
‘폭룡적이다’는 김성모 화백의 만화 ‘마계대전’에 등장하는 캐릭터 ‘폭룡’에서 유래됐다. 아래 사진 속 캐릭터처럼 굉장하고 대단한 느낌을 풍기는 대상에게 쓰는 말이다. 팬들이 이 단어를 X(구 ‘트위터’)에서 아이돌에 대한 애정 표현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밈으로 번졌다. 예를 들어 덕질하는 아이돌의 헤메코*가 잘 어울릴 때 ‘오늘 울 언니 헤메코 진짜 폭룡적이다’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헤메코: 헤어, 메이크업, 코디 3가지를 일컫는 말
꼭 아이돌 덕질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 밈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영화나 뮤지컬이 재밌을 때 ‘폭룡적으로 재밌다’라고 말하거나, 직장인의 경우 ‘오늘 업무 폭룡적으로 많네’와 같이 사용하면 된다.
3.근본 없이 등장하는 이 남자, 조쉬 허처슨
한 번쯤 알고리즘에서 휘파람 노래와 함께 갑자기 등장하는 이 남자를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그의 정체는 헝거게임의 주연으로 유명한 배우 ‘조쉬 허처슨’. 2014년 한 팬이 업로드한 ‘조쉬 허처슨 휘슬’이라는 영상이 지난해 다시 주목을 받으며, 느닷없이 조쉬 허처슨이 등장하는 형태의 숏폼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밈의 포인트는 조쉬 허처슨이 Flo Rida의 ‘Whistle’이란 노래와 함께 ‘근본없이 등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곤약젤리 봉지를 깔 때, 커튼을 열 때, 하품을 하려고 입을 벌렸을 때 등 아무런 맥락 없이 느끼한(?) 이 표정의 조쉬 허처슨 얼굴이 나와야 한다. 이는 해외 고전 밈인 ‘릭롤링’ 밈과 가장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으며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4.이제는 일상 감탄사가 된 '츄베릅'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볼 때 군침을 흘리는 듯한 느낌을 표현한 밈, ‘츄베릅’. ‘상윤쓰’, ‘헌터퐝’, ‘햄튜브’, ‘해쭈’ 등 유명 먹방 유튜버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쓰이던 밈으로, 오늘 소개하는 5가지 밈 중 가장 대중적이다.
하지만 츄베릅이 ‘기분 좋은 감탄사’로서 지난해 다시금 유행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많다. 예를 들어 학교 수업이 일찍 끝나면 ‘오늘 수업 레전드 츄베릅’과 같이 말하거나, 귀여운 길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고양이 귀여워 츄베릅❤’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 이전에 비해 훨씬 활용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5.록스타 김장훈의 새로운 부캐? '숲튽훈'
‘록스타가 되는 것이 꿈인 18세 학생’이라고 소개하는 버츄얼 유튜버 ‘숲튽훈’. 18세라고 하기엔 다소 걸쭉한 그의 노래에선 왠지 모르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사실 숲튽훈은 국내 유명 록가수, 김장훈의 부캐다. *버츄얼 유튜버: 카메라나 특수 장비를 통해서 그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을 대신 표현해주는 캐릭터가 등장해 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
2019년도부터 등장한 ‘숲튽훈’이라는 단어는 사실, 성대결절과 여러가지 구설수가 있었던 가수 김장훈을 조롱하는 말이었다. 그의 이름 속 김(金)과 장(長)을 비슷한 모양의 한글로 바꿔서 ‘숲튽훈’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김장훈이 이 별명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아예 부캐로 삼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10대들에게 ‘숲튽훈’ 채널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든 전화위복의 대표 캐릭터가 됐다.
2024년 2월 6일 기준 숲튽훈의 대표곡 ‘허니’ 뮤직비디오는 약 294만 회, 또 다른 대표곡 ‘고속도로 로망스’ 뮤직비디오는 약 138만 회를 기록하며 지금까지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숲튽훈 유튜브 채널명은 ‘이세계록스타’로 변경됐으며, 새로운 록스타 데뷔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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