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30만 넘었는데…실업률·30대 ‘쉬었음’ 증가에 난감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17일 07시 26분


'쉬었음' 30대, 2.1만명 늘어…두 달째 증가세
3명 중 1명 "원하는 일자리 없다"…미스매치 여전

지난달 취업자 수가 석 달 만에 30만명을 넘으면서 고용 호조세를 이어갔지만 구직활동이 늘어난 만큼 실업률도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의 허리층인 30대는 이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쉰 인구가 전년 대비 2만명 넘게 늘어났다.

17일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2024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74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8만명(1.4%) 늘어나 지난해에 이은 고용 호조세를 지속했다.

취업자 수 증가가 30만명을 넘은 건 지난해 10월(34만6000명) 이후 3개월 만이다. 증가 폭은 지난해 3월 47만명에 육박한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채용을 진행하는 연말 연초 구직활동이 늘어나면서 실업자 역시 100만명을 웃돌았다. 구직활동을 하면 실업자로 분류된다.

지난달 실업자는 전년보다 4만8000명(4.7%) 늘어난 107만2000명으로 2년 만에 최대 규모다. 통계청은 지난 2년간 실업자가 많이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의 노인 일자리 확대, 공공기관 공채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핵심 노동층인 30대의 ‘쉬었음’ 인구가 연령 중 유일하게 늘어났다. 즉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들을 의미한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례다.

지난달 30대 ‘쉬었음’ 인구는 30만4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만1000명(7.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29만명) 1만7000명(6.4%) 늘어난 데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30대는 원하는 일자리가 나타날 때까지 대기하는 경향과 잦은 이직 등이 ‘쉬었음’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과 30대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일자리가 나타날 때까지 대기하는 경향과 문화가 조금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30대를 포함한 청년층은 이직이 잦은데, 이를 위해 경력을 개발하는 기간 등으로 구직활동을 쉬는 경우가 많다.

기재부가 지난해 말 실시한 청년층 대상 심층면접 조사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설문 2826명·심층면접 45명) 중 33%가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을 쉰 사유로 들었다. 그 다음으로는 ‘다음 일 준비’(24%)라고 응답한 비중이 컸다. 진입이 힘든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자 준비하기 위해 구직을 쉬는 청년들이 많다는 뜻이다.

‘쉬었음’ 30대 3명 중 1명도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쉬었다고 응답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23년 8월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마이크로데이터로 분석해보면 30대 ‘쉬었음’ 인구의 경우, 29.9%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 구직활동을 쉬었다.

전 연령에서 보면 구직단념자가 39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000명(2.8%) 늘기도 했다. 구직단념자란 지난 1년간 구직 경험이 있지만 노동시장적 이유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를 말한다. 전공·경력·임금 등에 맞는 적당한 일거리가 없거나, 이전에 구직활동을 했지만 못 찾았거나, 교육·경험 등 자격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사례들이다.

구직단념자 역시 30대에서 증가세를 보였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서운주 국장은 “구직단념자와 쉬었음 부분에서 30대가 증가했다”며 “전체로 보면 비경제활동인구가 줄었지만 사유 면에서 ‘쉬었음’과 구직단념자가 늘어나고 있는 부분을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통계청은 지난해 1월 구직단념자가 전년 대비 14만명 감소했던 기저효과가 강하게 작용했다며, 구직단념자 규모는 역대 3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구직단념자는 지난 11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청년은 선호하는 질 높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한편 기업은 인력난을 호소하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여전한 현실이다.

김시동 기재부 인력정책과장은 “실제로 원하는 일자리의 수준은 높은데, 사회나 기업 입장에서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역량을 가진 사람들도 필요로 한다. 그런 측면에서는 기대 수준이 맞지 않는 것도 고용 현장의 미스매치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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