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도 불황 찬바람]
매입물량중 기존 주택 3.7% 불과
‘감정가 수준’ 규정 현실화 검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 사업의 지난해 실적이 목표 대비 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신혼부부 등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집을 짓는 임대주택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집을 사서 공급하는 사업마저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다.
18일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 매입임대주택 실적은 4610채였다. 목표치 2만476채의 22.5%다.
LH의 매입임대주택 사업은 청년이나 신혼부부, 고령자, 저소득층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해 LH가 주택을 사들여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공공임대주택 사업이다. LH는 2019년과 2020년 주택 매입 목표치의 100%를 달성했다. 하지만 2021년 67%, 2022년 46%로 크게 줄었고 지난해에 20%대 초반까지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매입임대 실적이 급감한 것은 매입 가격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LH는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매입임대로 사들일 때 표준 건축비를 적용해 ‘원가 이하’에 구입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지난해 초 LH가 서울 강북구 수유 칸타빌 팰리스를 매입한 뒤 ‘고분양가 논란이 있는 악성 미분양 주택을 고가에 매입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였다. 규정이 강화되면서 지난해 사들인 매입임대주택 4610채 중 신축이 아닌 기존 주택 물량은 3.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매입임대 실적이 크게 저조하자 기존 주택의 구매 기준을 원가 이하에서 ‘감정가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현재도 감정가 수준에서 매입하고 있는 신축의 경우 가격 기준을 추가로 완화할지를 논의 중이다. LH 관계자는 “구축의 매입임대 구매 기준이 감정가 수준으로 완화되면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은 늘어날 수 있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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