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노동력 활용 경쟁력 강화
美업계, 中기업 저가 공세에 긴장
머스크 “3300만원대 모델 낼것”
기아도 소형 모델 상반기 선보여
지난해 4분기(10∼12월) 사상 처음으로 미국 테슬라를 누르고 전기차 판매 세계 1위에 올라선 중국 비야디(BYD)가 멕시코에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멕시코를 발판으로 미국 안방까지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보다 최저 임금 수준이 낮은 멕시코의 노동력이 비야디의 기술력과 결합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값싼 전기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 中 저가 전기차 공세에 美 업체들 긴장
최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비야디가 멕시코 공장 설립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현지 관계자들과 공장 위치를 포함한 조건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수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비야디는 최근 동남아와 유럽, 일본으로 판매 지역을 넓히면서 지속적인 수출 확대전략을 꾀하고 있다. 이번에 멕시코 공장까지 건설되면 미국 수출의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의 최대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전기차 제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직접 제작해 다른 회사보다 값싼 전기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비야디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19일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르면 2025년 안에 2만5000달러(약 3300만 원)대 저가 콤팩트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중국산 저가 모델Y(후륜구동)를 내놓은 데 이어 비야디의 전기차 가격과 비슷한 정도의 신차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무역장벽이 없으면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경쟁사들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이달 초 투자자들과 만나 “2년 전부터 저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는 비밀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15일(현지 시간) 울프리서치가 후원하는 한 미국 콘퍼런스에선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CEO가 “(전기차)개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면 뭐든 할 것”이라며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습에 맞서기 위해선 숙적인 포드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 한국서도 기아 EV3 출시 등 가격 경쟁 나서
국내 전기차 시장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기아는 소형 전기차 모델인 ‘EV3’를 상반기(1∼6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순수 전기차 플랫폼(E-GMP)에 기반한 첫 보급형 모델이다. 기아 측이 밝힌 예상 최저가가 3만5000달러(약 4674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 보조금까지 합해 300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도 기존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을 올해 출시한다. 지난해 11월 사전 예약에 들어간 볼보자동차의 신형 SUV 모델 ‘EX30’은 수입 전기차임에도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4000만 원대 구매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자 층이 기존 얼리어답터(남보다 일찍 신제품을 사용하려는 사람들)에서 일반 대중으로 옮겨가야 하는 시기에 공교롭게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제조비용 절감으로 조금이라도 더 값싼 전기차를 내놓는 게 향후 몇 년간의 최대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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