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빚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에도 빚을 내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10∼12월)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직전 최대치였던 전 분기(1878조3000억 원)보다 약 8조 원 불어났고, 1년 전보다는 18조8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 금액을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뜻한다.
가계신용은 고금리 등 영향으로 2022년 4분기와 지난해 1분기(1∼3월) 각각 3조6000억 원, 14조4000억 원 줄었다가 지난해 2분기(4∼6월) 8조2000억 원 늘어나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후 3분기(7∼9월·17조 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늘어나는 추세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1768조3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6조5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15조2000억 원 급증한 탓이다. 전 분기(17조3000억 원)보다 증가폭은 소폭 축소됐지만, 주담대 잔액은 1064조3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1049조1000억 원)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과거 10년간 가계신용 평균 증가율(6.8%)과 비교할 때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가계부채 리스크 점검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전년 대비 1.0% 증가해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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