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개발 전략을 퇴직자 교육자료인 것처럼 위장해 유출한 전직 직원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현대차 전 직원 A 씨(65)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현대차에서 신규 개발 차량 섀시 설계·개발 업무 등을 담당하며 35년간 근무한 A 씨는 2019년 정년퇴임한 뒤 자동차 부품 업체를 거쳐 2021년 중국 전기차 업체로 이직했다. 그는 퇴직을 한 달 앞둔 2019년 11월 현대차의 전기차 개발 전략이 담긴 제품안을 문서로 출력해 집으로 가져가는 등 9차례에 걸쳐 영업비밀을 외부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는 2021년 ‘아이오닉5’(프로젝트명 NE)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추진하면서 해당 제품안을 극비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회사 보안팀 감시를 피하기 위해 ‘NE 제품안 2차…(190320).pptx’ 파일명을 ‘사회공헌.pptx’로 변경해 퇴직자 교육자료로 위장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유출 행위 자체로 회사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혔다고 볼 수 있어 죄책이 무겁고 사안이 중하다”면서도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유출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익이나 회사가 입은 손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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