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값 한달새 49% 껑충… ‘생산자물가지수’ 두달 연속 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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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생산량 2만t 줄고
사과 등 가격 오르며 수요 몰려
농산물 가격이 생산자물가 자극
당분간 물가 상승 이어질 전망

2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서 귤 한 박스가 4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80(2015년 100)으로 전월 대비 0.5% 올랐다. 특히 감귤이 전월 대비 48.8%, 사과는 7.5%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의 상승 영향이 컸다. 뉴시스
한 달 만에 49%, 1년 새 200% 상승. 이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가 아니라 최근 나타난 귤 가격 변화다.

과일값이 폭발적으로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판매자 입장에서 본 상품 가격 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도 두 달 연속 오름세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물가 중에서도 과일값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귤은 1년 전보다 배로 올랐다. 21일 제주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제주 노지 감귤 5kg당 도매가격은 평균 2만 원을 웃돌고 있다. 1만5000원대였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30% 이상 올랐고 8000∼1만 원 수준이던 지난해 2월보단 2배 넘게 비싸졌다. 지난해 말부터 감귤 도매가격은 조사가 시작된 1997년 이후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감귤은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제주 노지 감귤 생산량을 42만6400t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연말연시 우박과 이상고온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실제 생산량은 2만∼2만5000t 적은 40만 t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사과와 딸기 등 다른 과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귤로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른 점도 크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사과(부사 품종) 가락시장 경락가격은 10kg에 7만4924원으로 한 달 전(1월 22일 기준) 6만4595원보다 16% 올랐다. 1년 전인 2023년 2월 21일(2만1382원)과 비교하면 3.5배로 비싸졌다.

감귤 소매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날 aT에 따르면 20일 기준 감귤 상품 소매가격은 10개에 5778원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4436원)보다 30.3% 올랐다. 1년 전(3472원)과 비교하면 66.4% 상승했다.

감귤출하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감귤 재배 면적 규모는 큰 차이가 없으나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현저히 줄었다”며 “이달 들어 제주도에 일주일 넘게 비가 오면서 저장성도 크게 떨어져 현재 시장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5분의 1 토막이 났다”고 설명했다.

귤, 사과 등 급등한 농산물 가격이 지수 상승을 부추기면서 국내 생산자물가지수는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80(2015년 100)으로 지난해 12월(121.19)보다 0.5% 상승했다. 지난해 12월(0.1%)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재만을 다루지만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재뿐 아니라 자본재와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원재료 및 중간재도 포함한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3.8% 오른 151.26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농산물은 지난해 12월 9.3% 오른 데 이어 1월에도 8.3% 올랐다. 세부적으로는 감귤이 전월 대비 48.8%, 사과가 7.5% 올랐다. 김(6.8%), 냉동 오징어(2.8%) 등의 물가가 오르면서 수산물도 0.2% 상승했다. 신선식품도 지난해 12월(13.9%)에 이어 1월에도 10.0% 올랐다.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도 뒤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 보니 당분간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일반적으로 한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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