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포드가 주력 전기차(EV) 모델의 가격을 최대 8100달러(약 1100만 원) 낮추고, 대표적인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 주가는 20일(현지 시간) 장중 4% 넘게 급락하는 등 세계 전기차 시장에 ‘수요 둔화’ 공포가 커지고 있다. 포드의 가격 인하는 재고량 증가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고금리, 경기 불황 등 시장 악재가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전기차 업계의 가격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머스탱 마하-E’ 2023년형의 가격을 트림별로 3100∼8100달러 낮췄다. 이에 차량 시작가는 4만2995달러에서 3만9895달러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포드가 2024년형이 아닌 2023년형 모델만 가격을 내린 것을 두고 “지난해 팔지 못한 재고 처리를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EV 신차 재고량을 공급일로 환산한 수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114일로 업계가 통상적으로 보는 수준인 60일의 두 배 가깝게 상승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에서도 위기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인 샤오펑(Xpeng)의 허샤오펑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올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피바다’로 끝날 수 있는 격렬한 경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란 내용의 서한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가격 인하에 나선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6 가격을 200만 원 낮췄다. 기아는 EV6 판매가를 300만 원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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