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NH투자증권 성과급에 여의도 ‘술렁’[시장팀의 마켓워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2일 17시 34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NH투자증권 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NH투자증권 전경

NH투자증권이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합병 이후 최초로 2월에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증권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국면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인 증권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상황에서 올해 성과급의 지급 시기를 오히려 앞당겼기 때문입니다. NH투자증권 직원들은 빠른 성과급 지급에 회사 측에 감사를 표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이레적인 성과급 지급에 다른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기도 합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오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전체 성과급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해서 50%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불어난 영향입니다. 대부분 타 증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등의 영향으로 대규모 대손 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이 감소한 것과 달리,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72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2% 늘어났습니다. 통상 성과급이 목표 초과 달성 분의 10~20% 정도를 지급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적 상승분이 고스란히 성과급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이 늘긴 했지만 절대 금액은 적은 편이라는 볼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NH투자증권 직원은 “2022년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면서 지난해 성과급이 10분의 1토막이 났다”라며 “올해 성과급이 지난해 대비 증가하긴 했지만, 평년 대비해서 절대 액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동훈 경제부 기자
이동훈 경제부 기자
일부의 불만의 목소리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적은 금액이더라도 성과급이 지급돼서 다행이라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금감원에서 증권사를 상대로 과도한 성과급 지급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를 한 뒤 일부 증권사들이 성과급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실제 한 대형 증권사는 최근 성과급 규모를 예상치의 10분의 1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성과급과 관련해 여의도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과급 조기 지급이 정 사장이 임기 전에 제 식구를 챙기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성과급은 직원 대상으로 지급된 건으로, 정 사장과 주요 임원 등 집행 임원 40여명의 성과급 지급을 위한 ‘임원 성과급 보수위원회’는 예년과 같이 3월 말~4월 초쯤 열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이번에 지급되는 직원 성과급에 대해서 이연 혹은 지연 지급 정책도 이미 마련하는 등 대규모 성과급 파티는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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