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상속·증여재산으로 주목
부동산보다 세 부담 줄일 수 있어
지난해부터 상속세 납부도 가능
감정 기준 강화돼도 가치는 유효
Q. 최근 P 씨는 ‘아트테크’와 절세를 동시에 하기 위해 아들에게 증여할 만한 미술품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정부에서 편법 상속과 증여를 막기 위해 미술품 감정 기준을 강화한다는 기사를 보게 돼 앞으로 미술품을 증여했을 때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인지 궁금하다.
A. 최근 아트테크가 인기를 끌면서 미술품이 상속·증여 재산으로도 주목받는 투자 자산이 됐다. 예전에는 미술품 특성상 감정가액이 시가에 비해 낮게 책정될 수 있는 점을 노려 편법 상속과 증여에 이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해 1월 정부는 미술품 감정평가 방법을 기존 ‘2명 이상의 전문가’에서 ‘2곳 이상의 전문감정기관’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미술품은 매력적인 재테크 겸 절세 상품이다. 미술품은 취·등록세가 없고 보유 중에도 재산세 등의 보유세가 과세되지 않으며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의 경우 보험료 산정의 대상이 되는 재산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처분 시에는 양도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는데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고 분리과세 한 번으로 과세가 종결되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양도 시 미술품 요건, 작가 요건, 가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며 그 외에는 모두 비과세된다. 특히 과세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박물관 또는 미술관에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은 비과세다.
미술품 양도소득이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더라도 양도가액에서 필요경비를 차감한 기타소득금액에 대해 22%(지방소득세 포함) 세율로 과세되며 필요경비는 실제 취득가액이 아닌 양도가액의 90%(보유기간 10년 미만일 경우 양도가액 1억 원 초과분은 80%)를 인정해 준다. 결과적으로 양도가액의 2.2∼4.4%만 세금으로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여 재산인 부동산과 비교해 보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부동산은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가 모두 발생한다. 동일하게 1억 원에 취득해 15년 후 3억 원에 양도하는 경우 미술품의 세 부담이 부동산보다 약 4145만 원 적다.
작고한 국내 작가의 작품과 같이 과세가 되는 미술품이라도 취득세 및 보유세는 발생하지 않는다. 기타소득세도 양도가액 대비 약 2.2%의 세율로 과세되기 때문에 미술품의 세후 가치가 훨씬 높게 계산된다.
지난해부터는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물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상속인의 가장 큰 걱정은 상속세를 납부할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인데 현금이 부족한 경우 상속받은 부동산 등을 매각하게 된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급매로 싸게 매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다. 상속세는 현금 납부가 원칙이지만 상속세 납부세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고 상속세 납부세액이 상속재산가액 중 금융재산가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회화, 판화, 조각, 공예, 서예 등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것을 세무서에 신청해 현금 마련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통상적으로 현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하락하는 데 비해 미술품은 가치가 상승하며 부동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현금화가 용이하고 양도 시 세금 부담도 매우 작다. 정부에서 미술품에 대한 감정 기준을 강화한 것은 시가에 비해 과도하게 낮게 감정하는 방법으로 이뤄지는 편법 상속·증여를 막기 위해서다. 앞서 살펴본 과세 기준이나 가치 상승 및 현금 유동성 등 ‘재테크’와 ‘절세’의 다양한 관점에서 미술품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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