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신입사원 입문교육 수료식 참석
20년간 면접관으로 나서 ‘인재제일’ 경영
직원 핵심 키워드 ‘고객·태도·덕후’ 제시
“고객 니즈에 맞춰 맡은 분야 덕후(전문가)로 성장” 강조
나이키와 루이비통 등 패션부터 강아지와 음식, 맛집, 야구, 교회까지 다양한 분야 ‘찐’ 덕후로 알려진 정용신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앞으로 현업에 배치돼 회사를 이끌어갈 신입사원들에게 ‘덕후’가 될 것을 주문했다.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덕후처럼 깊이 파고들어 전문가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는 취지다.
신세계그룹은 23일 정용진 부회장이 인재개발원인 ‘신세계 남산’에서 열린 신입사원 그룹 입문교육 수료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 부회장은 신입사원들이 연수 기간 조별로 진행한 프로젝트 과제 결과물을 확인하고 신입사원들에게 현업에서 업무에 임하는 자세에 대한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먼저 ‘고객’ 키워드를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항상 고객 입장에서 한 단계 깊이 분석하는 자세와 고객 불편을 줄이려는 노력을 가슴에 품고 업무에 임해 달라”며 “이전에는 친절이 (경쟁사와) 차별화 요소였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니즈를 충족시켜주길 원한다”고 전했다. 친절의 개념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의미다.
앞서 신년사를 통해서도 정 부회장은 ‘고객 니즈’를 강조한 바 있다. ‘One less click, One more step’을 제시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고객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친절이고 최고의 고객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업무 ‘태도’에 대해 언급했다. 성장하는 사람과 현재에 머무르는 사람, 후퇴하는 사람의 차이는 결국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하며 각자 업무에 걸맞은 인성과 태도를 견지해 치열하게 업무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덕후’를 키워드로 제시하기도 했다. 덕후는 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를 줄인 단어다. 한 분야에 대해 전문가에 버금가는 수준의 지식과 열정, 흥미 등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덕후가 되길 기대한다. 회사 생활을 시작할 때는 전문가보다는 제너럴리스트 육성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인재상이 변화했다”며 “한 가지 분야에 미친 듯 파고들어 전문가 수준 식견을 가진 사람인 덕후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파고들 수 있을 만큼 최대한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예정된 시간인 10분을 훌쩍 넘겨 20분 가까이 신입사원에게 당부를 이어갔다. 신입사원들도 정 부회장 말에 집중하면서 박수와 우렁찬 목소리로 호응했다고 한다.
신입사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대표적으로 최근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가 국내 KBO로 복귀한 것과 관련해 구단주로서 새 시즌 SSG랜더스 운영 계획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정 부회장은 이에 대해 “한 사람이 특출 나게 잘한다고 해도 안 될 땐 안되는 게 야구”라며 “우승은 슈퍼스타 한 명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과 팀워크, 우정, 교감 등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명 또는 일부에게 의존하지 말고 각 분야 전문가인 동료들과 협력을 강조한 답변이다.
이후에는 신입사원에게 정 부회장이 직접 사원증을 걸어주고 단체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공식 행사를 마친 뒤에는 신입사원들과 셀카를 찍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이 매년 직원 채용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진행한 그룹 신입사원 공개채용 전형에도 최종면접관으로 나서 신입사원 100여명의 자질과 역량을 직접 확인했다. 면접에 온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와 각 전형 평가자료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지원자들의 발표를 주의 깊게 들으면서 세심하게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특히 정 부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집합교육이 제한된 시기를 제외하면 20년 넘는 기간 동안 공채마다 최종면접관으로 직원 채용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번 그룹 안팎의 현안을 놓고 격의 없이 대화하면서 소통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인재제일’ 경영을 제시했던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가르침에 따라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경쟁력 확보의 첫 단추라고 강조해왔다”며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인재 확보와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그룹 올해 신입사원들은 각 계열사별 인턴십을 거쳐 다음 달부터 현업에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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