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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은 34.5%로, 전 가구 유형 중 가장 높다. 세 집 건너 한 집은 혼자 살고 있다는 뜻. 1인 가구의 주요 ‘장보기 채널’은 편의점이다. 접근성이 좋고, 1인 가구에 특화된 상품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최근 편의점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치솟는 외식 물가에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편의점 업계도 이러한 소비자 수요를 잡기 위해 다양한 전략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1년 새 매출 2배… 편의점이 주목한 카테고리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평균 삼계탕 외식비는 1만6846원이다. 삼복(三伏)에 흔히 먹는 삼계탕의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하자, 소비자들은 편의점으로 향했다.
실제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가 지난해 삼복 시즌(7~8월)에 냉장 삼계탕을 중심으로 한 보양식 상품 매출을 확인한 결과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S25는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건강 트렌드도 지속되면서 보양식 전문점 대신 편의점을 통한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는 본격적으로 보양식 카테고리 공략에 나선 상태다. 특히 GS25는 올해 핵심 전략 중 하나로 ‘보양식 확대’를 내세우고, 차별화된 보양식 출시에 돌입했다. 그 결과 ‘유어스 명품 보양식 시리즈’가 탄생했다. 시리즈 1탄은 지난해 12월 말 출시한 ‘유어스 명품 갈비탕’으로, 수요 파악을 위해 진행한 사전 예약 물량 2000개가 조기 완판됐다. 가능성을 확인한 GS25는 이달 시리즈 2탄을 곧바로 내놓았다. 메뉴 선정도 1탄보다 더욱 파격적이다. 호불호가 강한 염소전골이 후속작이 됐다.
CU는 닭을 중심으로 한 보양식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초복에 앞서 ‘자이언트 인삼 닭백숙’, ‘팔도한끼 보양 삼계죽’, ‘통고기 보양 닭칼국수’ 등 프리미엄 제품 3종을 출시했으며, 훈제오리를 활용한 도시락, 덮밥, 김밥, 냉채, 샐러드, 초계국수 등의 제품도 출시했다.
장어 보양식도 등장했다. 먼저 세븐일레븐은 일본식 장어덮밥인 히쓰마부시를 선호하는 젊은층을 겨냥해 ‘민물장어&훈제오리도시락’, ‘양념민물장어구이’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이 민물장어를 내세웠다면, 이마트24는 바다장어를 활용한 ‘장어계란말이덮밥’을 출시했다.
편의점치곤 비싸다… 맛 경쟁력은?
‘유어스 명품 갈비탕’과 ‘유어스 명품 염소전골’은 정가 기준 1만5900원으로, 편의점 제품치곤 비싼 가격이다. GS25 측은 가심비를 충족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시리즈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배승섭 GS리테일 냉장냉동 간편식품팀 MD(매니저)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 정책으로 소구하기보다 맛과 품질을 보양식 전문점 수준으로 끌어올려 재구매가 이어지는 상품을 만들고자 했다”며 “가격적인 측면을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두고 개발하면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 1+1 증정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배승섭 매니저는 “사전예약판매,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의 가격 부담을 지속 덜어드리는 활동을 추진해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유어스 명품 보양식 시리즈’는 정말 프리미엄 보양식이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했을까. 직접 확인하기 위해 GS25 매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제품을 구하는 단계부터 순탄치 않았다. 전용 앱인 ‘우리동네GS’를 이용해 재고를 파악하니 대부분 품절 상태였다. 주변 매장을 샅샅이 뒤진 끝에야 제품을 구할 수 있었다.
제품 조리법은 간단하다. 제품 내용물을 뚝배기나 냄비에 부어 약 5분 데우거나 포장채로 끓는 물에 8분간 중탕하면 된다. 염소전골의 경우엔 전자레인지 용기에 제품을 부은 후 덮개나 랩을 씌워 데워서 먹어도 된다.
간편 보양식 중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갈비탕의 경우 깔끔한 맛을 자랑했다. 제품 중량은 600g으로, 고기양도 만족스러웠다. 뼈에 붙은 고기가 6~7덩이 있어 갈비탕을 먹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며, 얇게 썰린 고기도 있어 집어먹기 좋았다. 다만 야채가 적다는 것이 단점이다. 원재료에 대파가 포함되지만 실제 제품을 먹을 때엔 찾아보기 어려웠다. 만족도를 높이긴 위해선 당면과 야채 등 전체적으로 재료를 추가하는 편이 좋아 보였다. 문제는 이러한 경우엔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이용하는 제품이라는 장점이 퇴색된다는 점이다.
호불호가 강할 것으로 예상했던 염소전골의 경우 의외로 무난했다. 가장 우려했던 고기 잡내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잡내를 잡기 위해 들깨가루, 흑후추, 다진생강, 월계수잎 등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제품의 중량은 갈비탕보다 100g 적은 500g으로, 성인 남성이 먹기엔 적당했다. 다만 건더기의 양은 아쉬웠다. 염소 고기는 큼지막한 덩어리 3~5점 외에는 잘게 부서진 상태여서 프리미엄 제품치곤 넉넉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실제 제품 리뷰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내용이 있었다. 또한 갈비탕과 마찬가지로 우거지, 대파 등 야채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핀셋 전략’ 효과… 삼계탕 일변도 변할까
편의점 업계의 이러한 시도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저렴하진 않지만 보양식 자체가 고가의 음식이며, 특히 염소전골과 같은 메뉴는 1인 가구가 먹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핀셋 전략’으로써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판매 데이터도 양호하다. 먼저 GS25가 지난해 12월 말 출시한 갈비탕의 경우 사전 예약 물량 2000개가 조기 완판됐으며, 올해 1월 한 달 동안에만 3만개 가량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재는 GS25에서 냉장냉동 국‧탕찌개 카테고리 매출 1위 상품이다.
염소전골의 경우 본격적인 판매를 진행한 2월 첫 주(1일~7일) 대비 최근 일주일(12일~18일) 판매량이 59.8% 신장하는 등 주차별 판매량이 크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GS25 관계자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수요가 많아 생산량도 충분하게 늘리고 있다”며 “수요가 늘면서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선순환 작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GS25는 삼계탕 일변도(一邊倒)였던 편의점 보양식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해 ‘보양식하면 GS25’라는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유어스 명품 보양식 시리즈 후속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제품은 △도가니탕 △장어추어탕 △오리탕 등이다. 스테디셀러인 삼계탕 또한 마라 등 이색 풍미를 추가한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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