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10∼12월)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가구의 씀씀이만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소득층의 지출은 8% 가까이 늘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저소득층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8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어든 규모로, 소비지출이 줄어든 가구는 1분위가 유일했다. 전 분기(―0.7%)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것도 1분위 가구뿐이었다. 교육에 대한 소비지출이 전년보다 52.4% 감소했고, 주거·수도·광열(―4.7%), 식료품·비주류음료(―1.6%) 지출도 줄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491만2000원)은 1년 새 7.9% 증가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5분위 가구의 지출 증가는 해외여행과 자동차 구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오락·문화에 대한 5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23.1% 증가했다.
한편 물가 상승분을 덜어낸 전체 가구의 실질 근로소득은 1.9% 줄어들면서 2022년 3분기(―0.4%) 이후 5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실질 사업소득도 1.7% 줄어 5개 분기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실질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모두 줄어든 건 코로나19가 확산됐던 2021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 이자 등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전년보다 3.5% 늘어난 404만4000원으로 처음 400만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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