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서울시
일 역량 강화-경험 지원 사업
IT, 사회적기업 등 취업 기회
인턴 활동 코치가 직무지도
경계선 지능을 가진 30대 청년 김모 씨는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에 있는 ‘휘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인(지능지수 70점 이하)과 비장애인(85점 이상) 사이의 지능지수(IQ)를 가진 사람이다. 전문가 사이에선 ‘느린 학습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카페는 직원 중 대다수가 경계선 지능인이다.
김 씨는 “예전에 일반 베이커리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업무 속도가 느리고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어 상사로부터 자주 질책을 받다 보니 오래 근무하기 어려웠다”며 “여기서는 일하며 많은 걸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은 올해 청년재단, 서울시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밈센터)와 함께 경계선 지능 청년을 대상으로 일 역량 강화 훈련 및 일 경험 지원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계선 지능을 가진 청년은 취업에 성공해도 직장생활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경계선 지능인인 다른 30대 김모 씨는 “일하던 카페에서 해고된 뒤 실수에 대한 불안감과 심리적 위축 때문에 자신감이 계속 낮아지고 상실감을 경험했다”며 “천천히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경계선 지능을 가진 자녀를 둔 홍모 씨는 “직업훈련 후 직업소개를 받아 취업해도 단기간 내에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의 취업과 경제생활을 통한 자립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했다.
고용개발원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취업을 원하는 경계선 지능 청년의 진로 탐색을 돕고, 일선 업무 역량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경계선 지능 청년을 대상으로 ‘구직 욕구 진단검사’, ‘장애인고용서비스 다양성 검사’ 등을 활용한 진로 컨설팅도 제공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정보기술(IT) 기업과 사회적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고용개발원은 이들 청년이 실제 회사에서 인턴 활동을 할 때 직장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 직무지도원(잡코치)도 배치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예산은 청년재단과 밈센터가 지원한다.
조윤경 고용개발원장은 “그동안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경계선 지능인이 계속 취업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교육·자립·고용·돌봄에 대한 통합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개발원은 올 9월경 국회입법조사처와 함께 경계선 지능인 지원 정책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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