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특공 6만채 등 11만채 공급
‘연봉 5800만원’도 청년도약계좌
정부, 총선 앞 청년정책 쏟아내
기업 출산지원금엔 “전액 비과세”
정부가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매월 20만 원씩 받을 수 있는 ‘주거장학금’을 신설하고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한다.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한 정책금융 상품의 가입 요건을 완화하고, 기업의 출산지원금에 대해서는 전액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5일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관계 부처는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 ‘주거장학금’ 240만 원, ‘취업지원금’ 200만 원 지원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을 현재 100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전체 대학 재학생(203만 명) 중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는 인원이 절반에 그치는 점을 반영한 정책이다.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근로장학금 지원 대상도 지난해 12만 명에서 2025년 20만 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민생토론회에서 “주거장학금을 신설해 연간 240만 원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제조업 등 구인난이 심한 업종에 취업하는 청년 2만5000명에게 1인당 최대 200만 원씩 지원금을 주는 방안 등 취업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에는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들이 대거 포함됐다. 정부는 공공분양 청년특별공급으로 6만1000채, 공공임대로 5만1000채 등 11만여 채를 공급한다. 공공분양 청년특공은 주택 소유 이력이 없는 만 19∼39세 미혼 청년 중 월평균 소득 140%(469만5438원) 이하, 본인 기준 순자산 2억8900만 원 이하면 지원할 수 있다. 공공임대는 교통이 우수한 도심 지역에 중점적으로 공급된다.
정부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활용해 청약에 당첨된 청년에게 최저 연 2.2% 금리로 분양가의 80%까지 대출해주는 상품도 내놓는다. 군 장병들도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청약제도도 이달부터 대폭 개선된다. 공공분양 특별공급 시 맞벌이 소득 기준이 월 소득 140%에서 200%로 완화되며 결혼 전 배우자의 주택 소유 및 당첨 이력도 배제된다. 정부는 제조업 등 구인난이 심한 업종에 취업하는 청년 2만5000명에게 1인당 최대 200만 원씩 지원금을 주는 방안도 내놨다.
● 청년도약계좌 요건 완화하고 출산지원금 비과세
정부는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는 차원에서 이르면 이달부터 청년도약계좌의 가입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가입 요건을 가구소득 기준 중위 180% 이하에서 250% 이하로 낮춰 가입 대상을 확대한다.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180%가 약 4200만 원(2022년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가구소득이 5834만 원인 1인 가구 청년도 가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청년도약계좌를 3년 이상 유지하면 중도 해지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주고, 정부기여금을 만기 대비 60% 수준까지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자는 4만2000명으로 4개월 새 3만4000명이나 늘었다.
정부는 앞으로 근로자가 받은 출산지원금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도록 법 개정에도 나선다. 현재는 만 6세 이하의 자녀 보육을 위해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한 출산, 양육지원금에 대해 월 20만 원(연간 240만 원)까지만 비과세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 원인 근로자가 1억 원의 출산지원금을 받으면, 연간 근로소득이 1억5000만 원이 돼 약 2750만 원의 근로소득세를 납부해야 했다. 하지만 출산지원금 비과세 혜택이 도입되면 연봉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겨 250만 원의 근소세만 내면 된다.
비과세 대상은 ‘출산 후 2년 내에 받은 지원금’에 한정되며, 아이 한 명에 최대 두 번까지만 적용된다. 또 이르면 내년부터 ‘한부모 가족 양육비 선지급제’도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이 제도는 이혼 후 자녀 양육비를 못 받는 가정에 국가가 양육비를 대신 지급한 뒤 추후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는 배우자에게 환수하는 방식이다.
● “총선 앞두고 수조 원대 재원 필요한 대책 남발”
하지만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막대한 재원과 여야 합의가 필요한 대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장학금 확대 대상인 50만 명에게 연 200만 원씩만 지원한다고 계산해도 1조 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연 최대 240만 원으로 신설하는 주거장학금은 이 금액을 10만 명에게만 지원해도 2400억 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대통령실은 청년도약계좌 가입요건 완화 등에 큰 예산이 소요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각종 장학금 확대에만 1조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 셈이다. 출산장려금과 청년도약계좌 세제 지원 확대 등은 여야 합의를 통한 법률 개정도 거쳐야 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조 단위의 예산을 투입해 국가장학금 수혜층을 넓히는 정책은 형평성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정책”이라며 “건전재정을 내세우는 정부가 뚜렷한 재원 대책 없이 이번 대책을 발표했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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