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보러 가니 주6일 요구”…불공정 채용 281건 적발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6일 1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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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지난해 하반기 구인공고 등 627개소 점검 결과
출신지역 등 개인정보 요구 회사 여전…과태료 등 조치

#. A회사는 지난해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구인 광고를 하면서 근로조건으로 ‘월 300만원·주5일 근무제’를 공고했다. 그러나 정작 면접이나 근로계약 과정에선 월 300만원은 그대로 둔 채 정당한 사유 없이 지원자에게 ‘주6일’ 근무를 요구했다.

#. B업체는 자체 제작한 입사 지원서를 통해 지원자 3명에게 개인정보를 기재하도록 했다. 하지만 해당 정보는 지원자의 키와 몸무게, 출신지역, 혼인여부, 재산, 부모와 형제·자매의 학력 및 직업 등 직무 수행과 무관한 내용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하반기 중 ‘워크넷’ 구인공고, 건설현장, 청년 다수고용 사업장 등 627개소를 점검한 결과, 이 같은 281건의 위법·부당 채용 사례를 적발해 과태료와 시정권고 등 조치를 단행했다고 6일 밝혔다.

채용절차법은 ▲거짓 채용광고 금지 ▲채용광고 내용 및 근로조건 변경 금지 ▲부당한 청탁·압력 등 채용강요 금지 ▲채용 심사비용 부담 금지 ▲채용서류 요구 시 반환 의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채용절차법은 직무와 관련 없는 개인정보 요구를 금지하고 있는데 ▲용모·키·체중 등 신체적 조건 ▲출신지역·혼인여부·재산 ▲부모·형제·자매의 학력·직업·재산 등이 해당한다. 위반 시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주요 위반 사례를 보면 주5일 근무로 공고한 뒤 계약 시 주6일 근무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는 근로조건 변경 위반으로, 구인자는 구직자를 채용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 공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해서는 안 된다.

채용 탈락자 수십 명의 서류를 파기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채용 공고에 ‘제출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는 회사도 있었다. 신체검사 비용 등 심사 비용을 구직자에게 전가하기도 했다.

고용부는 반환 청구 기간이 지난 이력서 등 서류는 파기하도록 해당 회사에 시정 명령하고, 신체검사 비용은 구직자에게 환급하도록 조치했다.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출신 지역 등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곳도 있었다. 고용부는 이들 회사에 대해서는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하고, 표준 이력서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고용부는 이번 점검에 그치지 않고 워크넷 상에 위법한 공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이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사업주에게는 구인 광고를 등록할 때 법 준수 사항을 알림창으로 안내하고, 구직자에게도 ‘직무 수행과 무관한 구직자의 개인정보 금지, 채용서류 반환 및 파기 절차’ 등 반드시 알아야 할 고지 사항을 신설해 알린다.

아울러 부적절한 개인정보 수집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구인 광고는 자동으로 걸러낼 방침이다.

이 밖에 민간 취업 포털에 대해서는 연 2회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현장 지도 및 점검으로 연계한다. 민간 포털이 자체적으로 법 위반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그간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온라인 채용 공고가 채용절차법을 준수하도록 해 청년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구직자에게 필수적인 채용결과 고지, 채용서류 파기 알림 등이 포함된 ‘공정채용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공정채용법은 현행 채용절차법의 법제명을 변경하고,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다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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