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50% 시금치 34%↑… 추석까진 ‘금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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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지난달 채소물가 12% 올라
햄버거-김밥 등 외식물가도 3.8%↑
정부, 13개 채소-과일 납품단가 지원
“사과-배, 햇과일 출하전까지 강세”

파 가격이 1년 새 50% 넘게 오르는 등 채소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외식 물가는 33개월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며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과와 배 가격은 올해 추석 전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류 물가는 1년 전보다 12.2%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해 7∼9월 생산량 확대로 가격이 하락했던 채소류는 지난해 10월(5.9%) 상승 전환한 이후 4개월 동안 매달 전년 동월 대비로 8∼12%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1인당 소비량이 많은 파, 배추 등의 가격이 특히 많이 올랐다. 지난달 파 가격은 전년보다 50.1% 올랐다. 파값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달 전년 동월 대비로 20∼60%씩 꾸준히 오르고 있다. 주요 산지인 전남 등에 한파와 폭설 피해가 이어진 탓이다.

배추값도 1년 전보다 21.0% 올랐다. 지난해 12월(18.1%)과 올 1월(22.7%)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이 밖에 시금치(33.9%), 가지(27.7%) 등도 20% 이상 가격이 오르며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 파·배추 등 채소류는 소비량이 많은 만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파 소비량은 6.1kg, 배추 소비량은 50.4kg에 달했다.

정부는 3, 4월 두 달간 총 204억 원을 투입해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13개 채소와 과일의 납품단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대파는 kg당 1000원, 배추는 포기당 500원을 지원해 단가를 낮춘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품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10% 안팎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외식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3.8% 오르며 부담을 키웠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1%를 0.7%포인트 웃돌았다. 이처럼 외식 물가가 전체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현상은 2021년 6월부터 3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외식이 물가 조사 대상 품목 중 소비자에게 주는 부담이 컸다는 의미다.

외식 품목 중 햄버거(8.2%), 김밥(6.4%) 등의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전체 조사 대상 외식 품목 39개 중 물가가 하락한 품목은 한 개도 없었다. 27개는 물가 상승률 평균보다 높았다.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사과와 배는 향후 최소 4개월가량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와 배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여름 사과와 배가 이르면 7, 8월부터 출하되는 걸 감안하면 올 9월 추석 전까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셈이다. 지난달 사과와 배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71.0%, 61.1% 급등했다.

정부는 사과 수입을 통한 가격 안정은 검역 절차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 장관은 “사과는 8단계 협상을 거쳐야 수입할 수 있는데, 1992년부터 협상을 시작한 일본도 아직 5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채소물가#외식물가#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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