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국내 원화마켓에서 사상 처음으로 1억 원을 넘었다. 2017년 11월 26일 개당 1000만 원을 넘어선 지 2297일 만에 가격이 10배로 치솟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한 비트코인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1일 오후 4시 40분경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억 원을 넘어섰다. 장중에는 1억30만 원까지 올랐다. 이는 2009년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후 역대 최고가다. 지난달 28일 최고가를 기록한 비트코인은 이달 6일에 이어 5일 만인 11일 또다시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비트코인은 2017년 개당 1000만 원을 돌파했지만 2019년 가격이 300만 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첫 번째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를 겪었다. 이후 2021년 다시 상승장을 맞아 8000만 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이듬해 테라·루나 사태와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등으로 두 번째 겨울을 겪으면서 2000만 원 선까지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두 번의 겨울을 지낸 비트코인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연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국제가격은 장중 7만2000달러(약 9450만 원)를 돌파했다. 이달 8일 처음으로 7만 달러 선을 넘은 뒤 사흘 만에 7만2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1월 10일 미국에서 승인된 현물 ETF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1월 10일부터 이달 10일 사이 비트코인은 약 53% 급등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장시킨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해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10일(현지 시간) 미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그중 하나인 블랙록은 약 두 달 만에 비트코인 19만5985개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뚫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 ETF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한 수급에 의해 가격이 오르는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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