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1분기 흑자전환 전망… 1년 혹한기 딛고 ‘봄햇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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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격 오르고 수요 증가세
영업이익, 1년새 8배로 뛸 전망
재고 줄어 D램 증산 전환 가능성
파운드리는 당분간 고전할듯

삼성전자 반도체 DS(반도체) 부문이 올해 1분기(1∼3월)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 등 업황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부터 이어진 적자를 끊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이미 흑자로 들아서 올해 본격적인 ‘반도체의 봄’이 기대되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4조900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영업이익(6400억 원)보다 약 8배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 실적(2조8257억 원)보다도 2조 원 이상 많다.

큰 폭의 성장세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 영향 덕분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DS는 매출 66조6000억 원, 영업손실 14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요 하락과 그에 따른 반도체 가격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불황의 터널에 갇힌 탓이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S가 2000억∼7000억 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 근거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요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로 D램과 낸드플래시(NAND)의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우상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메모리카드·USB용 128Gb MLC)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기업 간 거래 가격)은 4.90달러로 1월보다 3.82% 올랐다. 또 다른 메모리 주요 제품인 D램 범용 제품(PC용 8Gb 2133㎒)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80달러로 1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 업황도 좋아지고 있다. PC와 모바일 제품 수요가 늘고 있고, 인공지능(AI)폰과 AI PC 등 AI 관련 디바이스 및 애플리케이션의 확산도 반도체 수요를 밀어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DS 부문 재고 자산도 감소하고 있다. 2022년 12월 말 29조576억 원이던 DS 부문 재고는 지난해 9월 33조7306억 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30조9987억 원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부터 D램 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웨이퍼 생산량은 158만 장으로, 지난해 4분기 143만 장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감산을 끝내고 1분기부터 증산을 시작하는 것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D램 가격은 (앞선 분기보다) 16%, 낸드 가격은 23% 오르는 등 가격 반등 폭이 예상을 상회해서 메모리 부문은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쟁사 SK하이닉스는 앞서 작년 4분기에 영업이익 3460억 원을 기록하며 4개 분기에 걸친 적자를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1조2728억 원으로 실적 개선이 더 강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DS 부문의 실적이 올해 본격적인 회복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메모리는 분위기가 좋은데,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대만 TSMC라는 경쟁사가 버티고 있고 대형 고객사 부재 등 이유로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반도체#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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