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국 감산-中경기회복 기대 영향
배럴당 최고 86달러… 계속 상승세
석유값, 생산-소비자 물가 큰 영향
내달 종료 ‘유류세 인하’ 연장 나설듯
국제유가가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다시 쓰면서 상승세로 돌아선 국내 물가의 추가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농산물 가격 급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1년 넘게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해왔던 석유 가격까지 반등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2.1%(1.68달러) 오른 배럴당 82.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8%(1.55달러) 오른 86.89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브렌트유는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각각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조치가 지속되는 데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국제유가를 계속 밀어올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2, 3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 역시 오름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9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637.78원으로 집계됐다. 올 1월 첫째 주 평균 가격보다 L당 60.64원 올랐다. 휘발유 판매가격은 1월 다섯 째주부터 반등해 7주 연속 상승 중이다. 19일 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L당 1537.94원으로 올 1월 첫째 주보다 45.78원 뛰었다.
앞으로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이달 국내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전체 물가 상승률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가중치가 전체 4위(휘발유), 7위(경유)로 높은 석유류는 지난해 2월부터 13개월 연속으로 1년 전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물가 오름세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해왔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는 1년 전보다 각각 5.4%, 5.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지난달 하락 폭은 이미 1.5%로 낮아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는 소비자물가는 물론이고 생산자물가 등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지만 국내에서는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품목”이라고 말했다.
올해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목표로 잡은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일찌감치 시사하면서 물가 상승 우려 잠재우기에 나섰다. 정부는 국제유가 불안이 이어지면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하는 한편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을 통해 과도한 석유 가격 인상에 대한 단속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물가가 2%대에서 3%로 오른 것은 주로 국제유가와 과채류 등 농산물 가격의 강세가 주요 원인”이라며 “전 부처가 경각심을 가지고 물가 2%대 조기 안착을 통해서 민생이 안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은 3.1%로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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