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은 이날 조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 1966년 효성에 입사해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권에서 물러나기까지 50년 넘게 효성을 일궈왔다.
1935년 11월 경남 함안에서 조홍제 회장과 하정옥 여사의 3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학창 시절 공대 교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경기고 재학 중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히비야 고등학교를 거쳐 와세다대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미국 일리노이공과대학원에서도 수료를 마친 정통 공학도다.
30대에 접어든 1966년 부친의 부름에 따라 기업인으로 변신을 결정하고 효성그룹에 입사했다. 당시 동양나이론 건설본부장으로 울산공장 건설을 진두지휘하는 등 경험을 쌓아갔다. 1970년 효성그룹의 주력사인 동양나이론 대표이사 사장을 필두로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참여했다. 부친 별세 2년 전인 1982년 회장에 취임하고 본격적으로 회사를 키우기 시작했다.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2017년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35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다.
고인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1971년에는 국내 최초의 민간기업연구소 ‘동양나일론 기술연구소’를 세웠다. 특히 재계에서 ‘기술 중시’ 경영인으로 알려진 고인은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스판덱스’의 기반을 다졌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라고도 불리는 고부가가치 섬유다. 고인은 이같은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고객 중심의 마케팅, 품질 개선에도 집중했다. 그 결과 미국 듀폰의 ‘라이크라’를 제치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또 고인은 산업 다방면에서 탄소 섬유와 폴리케톤 등 신기술 개발도 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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