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로봇청소기 ‘걸레 냄새’ 해결… 中에 반격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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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흡입, 물걸레 청소에 세척까지… 일체형 로봇청소기 이달중 출시
국내 시장 장악한 中 로보락에 대항
LG, 직접 개발한 세제 자동 투입
삼성, AI기술 활용 맞춤청소 장점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중국 로보락에 대항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격에 나선다. 그간 국내 업계에는 없었던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 및 세탁 건조 기능이 한 제품에 들어간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이달 중 출시하면서다.

1일 생활가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LG전자도 이달 중 앞다퉈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4300억 원 규모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로보락(점유율 35.0%), 에코백스(13.0%) 등 중국 업체들이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 1위 로보락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S8 프로 울트라’ 제품은 일체형 로봇청소기다. 로봇청소기 한 대가 먼지 흡입, 물걸레 청소를 다 하고 청소기가 머무는 스테이션(정거장)에서 먼지통 청소와 걸레 세척까지 해주는 제품이다. 사람의 손이 덜 가는 만큼 로봇청소기 중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여겨진다. 가격도 160만 원대로 고가이지만 온·오프라인에서 품절 사태가 날 정도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이 크다. 2020년 11월 한국법인을 설립한 로보락의 지난해 매출은 20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그간 물걸레와 먼지 흡입 두 가지 기능이 한 번에 들어갈 경우 청소 성능이 떨어지거나 ‘걸레 냄새’가 날 수 있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 일체형 제품 출시를 미뤄왔다. 흡입 로봇청소기와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따로 출시하는 대신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페어링(연결)을 통해 순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하지만 편의성을 앞세운 중국 제품들이 시장을 잠식해나가자 일체형 제품을 내놓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LG전자가 이달 중 내놓을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은 걸레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세제 자동 투입 기능을 탑재했다. 이를 위해 전용 세제를 개발해 제품 구입 시 제공한다. 또 AI 기술을 적용해 장애물과 바닥 재질을 감지하고, 삼성과 로보락에 이어 자사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가운데 처음으로 라이다(LiDAR) 센서를 채택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통해 사물과의 거리 및 특성을 감지해 자율주행차에 주로 쓰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에서 공개한 일체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봇 콤보’를 이번 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제트봇 콤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사물 인식·주행 성능을 높였다. ‘AI 바닥 감지’ 기능을 통해 마룻바닥과 카펫을 구분해 재질에 따라 흡입 강도를 조절하는 등 맞춤 청소를 할 수 있다. 카펫을 만나면 자동으로 물걸레를 들어 올려 오염물질이 묻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3차원(3D) 센서와 사물 인식 카메라로 1cm 높이 장애물도 인식하고 피할 수 있다. 인식된 사물에 따라 거실, 주방 등 집 안 공간을 자동으로 구분해 매핑(지도 그리기)도 한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021년 2100억 원에서 2022년 2900억 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4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그간 로보락에 이어 에코백스, 드리미 등 중국 기업들이 뛰어들며 일체형 로봇청소기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지만 시장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제 국내 기업들이 참전하면서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청소기#삼성#엘지#ai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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