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사과를 적정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기고/서병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일 14시 12분


서병진 사단법인 한국사과연합회 회장
서병진 사단법인 한국사과연합회 회장
우리나라 대표 과일인 사과가 요즘 이슈다. 작년부터 가격이 치솟은 탓에 특별 할인을 한다고 하면 1시간 전부터 마트로 ‘오픈런’하는 현상이 발생할 정도다. 정부에서 가격 할인을 지원해 소비자 물가 부담을 낮추는 수급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대책으로 보인다.

사과 가격이 이렇게까지 오르게 된 이유는 작년 각종 기상재해로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 감소했기 때문이다. 사과 가격이 형성되는 구조는 다른 산업과는 매우 다르며, 기후변화 요소를 고려할 때 이와 같은 가격의 급등락은 올해 한 해로 그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정부는 이러한 생산·유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당사자가 자발적 또는 의무적으로 목적기금을 조성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자조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사과 농업인들이 스스로 기금을 조성하면 정부가 이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매칭 지원하는 것이다. 사과 자조금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조직인 한국사과연합회에서는 사과 소비 촉진 및 판로 확대, 수급 조절 및 가격안정 사업 등 사과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생산되는 햇과일의 안정적인 공급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생산과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인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을 마련해 지원한다는 점 또한 고무적인 일이다. 대책의 성실한 이행을 위해 농업인 자조 조직으로서 자조금 단체인 한국사과연합회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사과연합회에서는 금년과 같이 생산량이 급감하지 않도록 정부 정책에 발맞춰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조성하고, 기후변화 대응·병해충 사전적 예방 등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나아가, 농가들의 자조적 의사결정을 통해 안정적인 수급관리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반대로 생산 과잉인 경우에는 자조금을 활용해 가공용 사과 수매를 실시하게 된다. 해외 판촉 강화로 수출을 확대해 사과 가격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국내 소비 촉진을 위한 TV, 라디오, 유튜브 광고는 물론, 기획판매전, 과일 산업대전 등의 홍보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자조금 회원 농가 기반, 농가 조직화를 강화해 사과 판매 전문조직인 ‘생산유통통합조직’과의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역할 분담을 통해 마케팅, 저장, 비축 등 실질적 사과 수급 조절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다.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생산자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원하게 될 약제를 지역특성을 고려하면서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는 품목농협 등의 주산지 대표 조합을 선정해 신속히 공급해야 한다. 무병묘 공급지원 역시 선진국 수준의 과수 무병묘 보급 확대를 최우선으로 무병묘목 구입대금 지원 증액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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