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4족 보행 로봇개 ‘스팟’(Spot)을 활용해 본격적인 로봇 배송 사업에 뛰어든다. 실제 택배 배송 현장에 스팟을 투입해 사업 구체화에 나섰다. 향후 기아(000270)가 추진 중인 목적기반차량(PBV) 사업과도 연계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CJ대한통운(000120)과 함께 스팟을 활용한 로봇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현대건설이 시공한 경기 고양시의 한 타운하우스를 시범단지로 지정하고 지난달 1차 실증을 진행했다.
1차 실증 영상을 보면 작은 택배 박스를 실은 스팟이 목적지에 박스를 내려놓는다. 가는 길에 장애물도 피하고 계단도 내려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4월에도 추가 테스트를 진행해 로봇 배송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배송 서비스는 주요 계열사인 기아와 CJ대한통운이 함께한다. CJ대한통운의 택배 배송 차량에 스팟이 함께 이동, 택배 기사 대신 스팟이 하차해 택배를 문 앞까지 배송한다. 스팟이 직접 문 앞까지 이동해 비대면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스팟은 현대차그룹의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대표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 인수 당시 정의선 회장이 직접 사재 2400억 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인수 이후 2022년 CES에서 정의선 회장이 스팟과 함께 단상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스팟을 활용한 ‘라스트 마일’ 배송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봤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디자인과 영상을 공개한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 역시 라스트 마일 배송에 역점을 둔 배송 로봇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부터 ‘팩토리얼 성수’에서 달이 딜리버리를 활용한다.
라스트 마일 배송은 고객에게 물품이 직접 배송되기 바로 직전을 말한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물류비용 절반 이상이 투자되는 부분으로 미래 로봇 배송 사업 가운데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도입하려는 로봇 택배는 목적지 근처까지 물류기업이 전국에 구축한 허브와 망을 통해 옮기고, 인력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라스트 마일은 인간과 로봇이 함께 하게 되는 구조”라며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속도 등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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