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사업장 구조조정 우선”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안’ 곧 발표… 기존 3단계 평가에 ‘회수 의문’ 신설
악성 사업장 경공매 통해 신속 정리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16일 윤곽
금융 당국이 이르면 이달 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개편해 악성 사업장 정리에 나선다. 신규 자금을 무작정 투입하기보다 약 3000개 PF 사업장의 옥석을 가려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다. 태영건설의 회생을 위한 기업개선계획도 같은 시기 발표할 방침이다.
● “뉴머니 투입보다 재구조화가 우선”
14일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권이 공격적으로 신규 투자에 나서기에는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탓에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관리에 더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사업장별로 적정한 사업성을 평가하고 그에 맞는 가격 재책정이 이뤄져야 신규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조3000억 원 증가했다. 대규모 부실 우려도 여전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 캐피털, 증권사의 PF 대출 예상 손실액이 최대 13조8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권별로 저축은행 4조8000억 원, 캐피털 5조 원, 증권사 4조 원 등이다.
금융 당국은 PF 사업장의 부실 정도를 판단하는 사업성 평가 기준을 세분화할 방침이다. 기존 사업성 평가는 ‘양호(자산건전성 분류상 정상)-보통(요주의)-악화우려(고정이하)’ 등 3단계로 나뉜다. 악화우려 단계의 사업장 중 향후 사업 진행이 불가능한 곳을 ‘회수 의문’으로 분류해 4단계로 세분화하고 경·공매를 통해 신속히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충당금 적립도 강화한다. 현재 악화우려 사업장 대출은 대출액의 최소 20∼3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하지만 회수 의문 사업장의 경우 이 비율을 최고 75∼80%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편안은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되고 올해 하반기(7∼12월) 중에는 사업장별 매각가격 조정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개편안을) 최대한 빨리 공개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16일 윤곽 드러나
한편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도 조만간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6일 오후 주요 채권단 18곳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산은 관계자는 “주요 채권단에 운영협의회 소집 통보를 했다”며 “이달 말까지 기업개선계획 결의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 PF 사업장은 현재 총 59곳으로 이 중 19곳은 브리지 PF 사업장이며 나머지 40곳은 본 PF 사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본 PF 사업장은 착공에 들어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파악돼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나머지 브리지 PF 사업장은 현장별로 채권단의 처분 내용이 (토지 공·경매, 건설사 교체 등) 다를 것”이라고 했다.
태영건설은 완전자본잠식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지난달 14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채권단 최종 의결로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금리 인하, 자금 지원 등의 유동성이 확보돼 태영건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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