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대 이커머스 업체 테무(TEMU)가 최근 네이버 검색 광고를 시작하는 등 국내 광고 활동을 본격화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테무가 가품(짝퉁), 저품질 등 근본적 논란을 해결하지 않은 채 시장 점유율 확보에만 급급한다면 국내 소비자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1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 네이버 공식 광고대행사와 계약을 마무리 짓고 네이버 검색 광고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테무는 네이버 앱 메인 화면 배너 광고를 노출하고, 검색어를 입력할 경우 ‘파워링크(사이트검색광고)’에 자사 홈페이지 링크가 게시되도록 제휴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사이트검색광고 노출 순위는 입찰가와 품질지수를 고려해 결정된다. 테무는 ‘파워링크’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파워링크’는 또 다른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는 시행하지 않은 광고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테무가 알리익스프레스보다 국내에 더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단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테무는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간접광고(PPL) 삽입하는 등 인터넷·TV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공격적인 광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테무는 빠르게 국내 이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달 국내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 829만명을 기록하며 11번가(740만명)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앞서 테무의 모기업 핀둬둬는 적극적인 광고 활동을 통해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을 급속도로 끌어올린 바 있다.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핀둬둬홀딩스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핀둬둬홀딩스는 지난해 운영비 137억달러(약 19조원) 중 약 84%인 115억달러(약 16조원)를 홍보·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무는 지난 2월 전 세계 1억2000만명이 시청한 미국 슈퍼볼 대회에 광고비로만 약 540억원을 써 화제가 됐다.
한편 업계에서는 테무가 가품과 저품질, 정보 유출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국내 영향력 확대에만 몰두한다면 소비자들의 피해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무는 판매 제품 중 일부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지만, 문제 제품은 삭제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채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테무에서 판매되고 있는 초저가 귀걸이, 반지 등 장신구 224점 중 48점(20%)에서 카드뮴과 납이 검출됐다. 카드뮴과 납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 물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테무는 오픈마켓 방식보다 제품 관리가 수월한 직매입 방식을 선택하고 있어 상품 관리가 비교적 용이한데도 국내에서 지속되고 있는 품질, 가품 논란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확실한 해결책을 내세우지 않은 채 자금을 막무가내로 투입해 시장 확대에만 주력한다면 이는 소비자 피해만 커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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