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하마, 양자기술로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9일 03시 00분


글로벌 빅테크 수년전부터 연구
국내도 솔루션-알고리즘 개발중

“인공지능(AI) 발전의 제약은 변압기 공급과 전력 확보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글로벌 빅테크 간 생성형 AI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AI가 사용하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전기 먹는 하마’인 AI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로 양자 인공지능(QAI)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양자 학계에 따르면 최근 오픈AI가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양자컴퓨터 개발 기업인 사이퀀텀에서 양자컴퓨터 설계자로 일하던 벤 바틀릿 박사를 영입했다. 외신들은 오픈AI가 이번 영입을 시작으로 양자 전문가들을 수소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계에서는 이런 오픈AI의 움직임에 대해 본격적으로 양자 AI를 연구하고 궁극적으로 서비스에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오픈AI는 AI 반도체 등 AI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편을 고심 중이다.

양자 AI는 양자컴퓨터와 AI를 결합해 양자컴퓨터로 AI를 학습하거나 효율적인 연산 처리가 가능한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분야다. 이론적으로 양자 AI는 기존 컴퓨터 대비 100만분의 1 수준의 에너지만 사용한다.

이준구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양자컴퓨터에서는 큐비트(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 1개만 추가하면 계산 용량을 2배 늘릴 수 있다”며 “양자는 물리적인 최소한의 에너지 상태를 가지고 계산을 하기 때문에 AI 서비스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오픈AI가 챗GPT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드는 전기 비용 및 서버 운영비는 1년에 약 3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들은 수년 전부터 양자 AI를 연구해 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양자 AI와 관련한 특허 출원 건수는 410만 건에 이른다. 기업 중에는 구글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으며 IBM과 캐나다의 디웨이브가 뒤를 이었다. 당초 AI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연구를 시작했지만, 최근 전력 문제가 불거지며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관련 서비스도 출시한 상황이다. 양자컴퓨터가 없어도 양자 AI 알고리즘을 쉽게 설계하도록 돕는 플랫폼 서비스다. 구글은 2020년 ‘텐서플로 퀀텀’을,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애저 퀀텀 코파일럿’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도 양자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이준구 교수가 창업한 큐노바는 신소재 설계에 특화된 양자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향후에는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서비스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 다른 국내 스타트업인 퀀텀인텔리전스는 파생상품의 흐름을 예측하는 양자 AI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파생상품의 예측 모델은 워낙 많은 데이터 및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자 AI의 잠재력이 큰 분야 중 하나로 손꼽힌다.

#글로벌 빅테크#양자기술#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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