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노인 4명 중 1명은 ‘건강 위험’…“예방·관리에 국가적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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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24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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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성인 노쇠 유병률 23.1%…질병부담 비용 1.7배 높아
남녀 모두 적절한 운동·신체활동 통해 근감소증 예방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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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인 4명 중 1명은 신체기능이 떨어져 건강악화 위험이 커지는 ‘노쇠’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노화가 아닌 노쇠는 일종의 질병으로 여기고 예방·관리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립보건연구원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성인의 노쇠 유병률과 관련해 노쇠는 23.1%, 전노쇠는 32.7%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2024년 기준 전체 노인 인구 993만8000명 중 229만5000명이 노쇠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노쇠란 여러 장기들의 기능 및 회복할 수 있는 예비기능이 감소한 상태를 의미한다. 각종 스트레스(감염·수술 등)에 노출됐을 때 감소된 신체기능이 잘 회복되지 않아 결국 요양시설 입소, 사망과 같은 부정적 건강결과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노쇠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기능이 감소하는 노화와는 구분해야 한다. 노인증후군의 하나로, 작은 스트레스나 신체 변화에 매우 취약해짐에 따라 질병이 쉽게 생기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노쇠의 원인으로는 노화 자체에 따른 내분비기능 저하, 면역기능 저하, 질환, 영양 상태, 신체활동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골격근의 감소와 근력 저하를 지칭하는 근감소증은 노쇠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쇠 노인의 질병부담 직접비용은 건강한 노인의 1.7배 높았으며, 노년기 노쇠를 예방할 경우 사망 발생의 3~5%를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구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노쇠 노인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다.

건강노화 실현을 위해서는 노인의 기능적 능력을 최대한 유지해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건연은 노쇠가 인간의 기능적 능력을 떨어뜨리고 장애·입원·시설입소, 사망률을 높이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노쇠 예방·관리를 위한 국가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보건연도 한국 노인의 노쇠상태 이행에 미치는 위험요인을 규명하고 노쇠 및 장애 예방을 위한 예후·예측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노쇠 및 노인성질환 연구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대표적으로 한국노인노쇠코호트는 지역사회 거주 70~84세 노인 3011명을 대상으로 전국 10개 의료기관에서 노쇠 및 노화 관련 설문과 검진을 수행하고 있는 코호트(연령별 통계 인자)다. 한국 노인의 노쇠현황 및 위험요인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2001년부터 추진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은 일반 인구집단 23만5000명을 대상으로 구축한 대규모 장기 코호트로, 2011년부터 노화와 노인성 질환에 대한 심층 연구를 위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국내외에서는 노쇠 예방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보건연 또한 한국인의 노쇠 예방·치료 관련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과 한국 노인노쇠코호트 자료를 활용한 1700여편의 논문이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되었고, 이 중 97편의 논문이 노쇠 관련 연구결과다.

보건연은 노인노쇠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70세 이상 성인 1983명의 2년 간 근감소증의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확인했다. 그 결과 남성은 저항성운동(무게를 활용한 근육운동), 여성은 적절한 영양과 신체활동을 통해 노쇠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은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다. 근육 생성과 유지를 위해 한국 남성은 꾸준한 운동, 한국 여성은 적절한 영양섭취와 신체활동이 건강한 노년기를 보낼수 있는 근감소증의 치료법이자 예방법이 되는 셈이다.
또 다른 연구는 노인노쇠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70세 이상 노인 801명을 대상으로 한국 노인의 식품군 섭취 및 영양상태와 근감소증의 연관성을 파악했다. 에너지와 단백질의 부적절한 섭취는 골격근량의 손실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결과 고기·생선·계란·콩과 식품 섭취를 많이 하고, 채소 섭취가 많을수록 근감소증 유병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됐다. 단백질은 근육과 뼈를 구성하고 혈액순환, 면역력 향상 등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채소는 풍부한 피토케미컬을 통해 산화방지를 통한 항노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있다. 해당 연구결과를 통해 한국 노인의 근육감소증 예방의 식이지침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초고령사회가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건강한 노화의 걸림돌인 ‘노쇠’ 예방을 위한 노력을 위해 국내외 연구자들이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보건연도 “노인 1000만 명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많은 노인들이 노쇠에 진입될 전망”이라고 우려를 표하며 “노쇠로 인한 돌봄 부담을 줄이고 노인이 자신의 노후를 보다 활기차고 의미있게 영위할 수 있도록 한국 노인의 특이적 노쇠 양상 및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노쇠 중재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100세 시대, 건강한 노화를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이 가능하도록 한국인 노쇠·노화 노쇠 연구 인프라 구축 및 다양한 임상 중재 연구를 통해 노인의 건강을 지키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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