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선방’ 韓 깜짝 성장…“기준금리 인하, 연말로 밀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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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25일 12시 52분


이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자료사진) /뉴스1
이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자료사진) /뉴스1
계속되는 고물가·고금리 와중에도 내수가 선방하면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성적을 냈다.

양호한 성장세 자체는 우리 경제에 호재이나,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금리 인하 명분은 옅어졌다.

이에 금리 인하가 올 연말인 4분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강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1.3%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당시의 성장률(0.6%)을 약간 웃돌 것이란 당초 시장의 기대보다 높은 성적이다.

예상대로 순수출(수출-수입)이 0.6%포인트(P)를 기여하면서 가장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예상을 깬 것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였다. 이들 모두 0.4%P를 기여하면서 높은 기여도를 자랑했다.

당초 고물가·고금리, 부동산 경기 위축 등 내수 부진으로 인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와는 상반되는 결과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시장 예상치와 당초 한은의 전망도 상회하는 것으로, 분기 단위 성장률로는 상당히 높은 숫자”라면서 “내수 성장 궤도가 상당히 높게 나오며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모습을 보인 것처럼 워낙 좋게 나왔기 때문에 이 같은 성장세는 다음 달 수정 경제 전망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레 한은이 5월 경제 전망에서 연간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 국장은 “1분기의 경기 회복 모멘텀이 2~4분기 유지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하반기에 갈수록 불확실 요인으로 봤던 환율, 금리 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도 경기 개선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이 지난 2월에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1%다. 이보다 0.1%P라도 높아지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2.2%) 성장률과 같아진다.

실제로 시장은 한은의 5월 전망치 상향 수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장을 감안할 때 건설투자가 다시 부진해지고 일부 수입 증대에 따른 순수출 감소 효과가 들어와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1%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경기가 기대보다 호조를 띠면,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함께 뒤로 밀릴 수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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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경제학은 경기가 뜨거워지면 물가 상방 압력은 높아진다고 해석한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농산물 가격 변동 등에 따라 향후 국내 물가 둔화 흐름이 울퉁불퉁할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경기까지 물가를 부채질할 경우 물가 상승률이 2%로 수렴되는 시점은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해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장 중 3.7%대를 넘어서며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건설투자 반등이 앞으로도 지속되며 경기를 떠받칠지는 의문이 뒤따른다. 한은에 따르면 건설투자는 연초 일시 반등에도 향후 신규 수주, 착공 위축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감소세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연구원은 “건설투자 기저와 수입 감소로 인한 순수출 강세가 주도하는 성장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참고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1분기 건설투자 반등(2.7%)에는 지난해 4분기(-4.5%)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 또한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당장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가 4분기 정도로 이연되면서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나 5월 한은의 수정 경제 전망 경로를 고려한 이후 무게 중심을 다시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직후 공개한 경제 상황 평가에서 “향후 성장 경로는 인공지능(AI) 확산 등 IT 경기 개선세,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한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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